공인중개사 취득 이야기
각자의 공부, 같은 마음
입덧이 끝나자 아내는 바로 공인중개사 2차 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사실 1차는 이미 작년에 합격한 상태였다. 난임으로 휴직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공부해서 따낸 결과였다.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에 실패하는 상황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아내의 의지력에 새삼 감탄했다. 오히려 합격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슬픔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2차 시험날짜가 다가오자 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딸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돼."
배가 불러올수록 더욱 간절해졌다. 태어날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공부 동력이 되어주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책상에 앉는 아내의 모습이 대단했다. 배가 불러오자 허리 받침 쿠션을 깔고, 다리 붓기를 식히려고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했다. 그래도 한 번 집중하면 몇 시간씩 꼼짝 않고 책에 몰두했다.
가끔 콩순이가 발로 차면 "엄마 공부 중이야, 콩순아" 하고 배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나 역시 도서관을 오가며 육아 서적들을 잔뜩 빌려왔다.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부터 『똑게육아』, 『프랑스 아이처럼』등등...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나만의 공부가 시작됐다. 아내가 교재를 들여다볼 때, 나는 육아서를 뒤적였다.
서로 다른 책을 읽고 있었지만 마음은 같았다. 곧 태어날 우리 딸에게 멋진 부모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세계사 공부도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지방에 살지만 글로벌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 이야기를,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검투사 이야기를, 뉴욕의 월 스트리트에서 경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상상을 하며 책장을 넘겼다.
"여보, 콩순이랑 언젠가 로마에 가서 콜로세움 꼭 보자."
"벌써부터 여행 계획이야?" 아내가 웃었다.
"응, 콩순이가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
만삭에서 치른 시험
그리고 드디어 만삭이 된 상태에서 시험을 치렀다. 임신부 증명서 덕분에 별도의 조용한 시험 공간에서 응시할 수 있었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아내를 배웅하며 마음이 복잡했다. 만삭의 몸으로 시험을 치르는 아내가 대견하면서도 걱정됐다.
"혹시 시험 중에 진통이 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하지만 아내는 "괜찮아, 콩순이도 엄마 응원해줄 거야"라며 당당하게 시험장으로 향했다.
시험장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길었다. 혹시나 해서 산부인과 전화번호도 미리 저장해두고,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시험을 끝낸 아내의 표정은 묘했다. 합격을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꼭 될 거라고 응원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가 함께 가답안을 체크했다. 결과는 무난히 합격이었다!
그리고 아내는 재밌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모르는 문제가 나왔는데, 어떤 걸 찍을지 고민하고 있었어. 그래서 마음 속으로 '콩순아 도와줘!'하면서 선택지 1번에 펜을 뒀는데 응답이 없었고 2번에 둬도 응답이 없었어. 그런데 3번 선택지에 펜을 뒀는데 배 속에서 쿵쿵 세 번 차는 거야. 그래서 3번을 찍었는데 맞혔어! 대박이지?"
그 순간의 아내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나하는 아내를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 우리 딸이 엄마를 도운 걸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일까? 중요하지 않다. 이미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한 의미의 순간이 되었으니까. 콩순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벌써 엄마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날 밤 아내의 배에 손을 얹고 말했다.
"콩순아, 엄마 도와줘서 고마워. 아빠도 너 때문에 정말 자랑스러워."
그러자 정말로 콩순이가 작게 발로 차는 것 같았다. 마치 "별거 아니야, 아빠" 하고 대답하는 것처럼.
일본어판 : 混世編 8:勉強する親たち|COSMOS
중국어판 : 混世篇 4 :怀孕的重量 - 这里有一个休了3年育儿假的爸爸 - 这里有一个休了3年育儿假的爸爸 | 豆瓣阅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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