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
헤일리가 1학년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2학년이 되고나서 한국을 그리워한다.
1학년때는 싱가포르에 적응하느라 학교에 적응하느라 친구를 사귀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면
2학년은 기숙사에서 혼자 집을 구했고, 친구들과 자주 만나기는 하지만
집에 돌아왔을때 공허함은 있을 것이다.
같이 사는 룸메이트들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사는 직장인들이고 개인적인 유대감이나 친밀감을 갖기에는 무리인 것도 있을 것이다.
올해 8월말에 헤일리와 싱가포르 공항에서 헤어지는날 4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안에서 아이가 엄마 아빠를 배웅해줬다.하지만 셔틀이 바로 출발하지 않고 서 있었다.
밖에서 아이는 계속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었고, 우리는 손으로 하트를 보이고 웃어가며 작별 인사를 했다.
항상 아이가 어딜가서 내가 버스밖에서 배웅을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반대인 것이다.
이 모습이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아이를 배웅해도 눈물이 안나는데 아이가 엄마를 배웅하는 건 묘한 감정이다.
한국에 온지 1달이 좀 안되어서 헤일리가 리세스위크(Reseekweek)가 한국 추석연휴인데, 1주일 가량 뭘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리세스위크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을 치고 일주일 가량 수업을 안하는 단기방학같은 것이다.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은 대학교가 달라서 리세스위크가 다르다고 여행을 가기도 애매하다고 같은 학교친구 친한 친구들은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친구들이라 각자 자기집에 가는 모양이다.
헤일리에게 그냥 집에 오라고 비행기표를 예매해주었다.
내년 2월말 리세스위크때는 시드니에서 만나기로해서 비행기표를 예매했는데 이번 추석은 예상치 않은 일이었다.
작년에는 리세스위크때도 친구도 가끔만나면서 잘보내더니 올해는 유독 헤어진지 1달만에 한국에 온다.
헤일리가 이제 유학생들이 겪는 향수병(homsick)이 시작된걸까?
아이와 매일 영상통화를 하는데 새로 구한 집도 너무 맘에 들고 위치도 너무 좋고
학교도 안정되었고, 물론 수업은 더 어려워지고 수업준비도 더 할게 많지만
심리적으로 그리운거 같다.
스스로도 싱가포르에서 혼자 잘지내야함은 알고있지만
근원적인 외로움은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듯하다.
헤일리의 일정표를 캘린더로 내가 공유해서 매일 보는데 일주일에 3~4번은 친구와 같이 밥을 먹거나 카페를 가는 약속이 있다. 친구관계가 너무 없어서 외로운 것은 아닌듯하다.
그냥 옆에서 누군가가 계속 있어주던 가족과 함께하는 집에서 홀로 떨어져 있으려니
아무래도 그 허전함이 있나보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헤일리는 이과적 성향이라 그러지 않을 줄 알았다.
너무나 바쁘고 해야할 것도 많고 계획적인 아이라 그러지 않을 줄 알았다.
엄마의 계획
안쓰럽다.
혼자 두기가.. 육아의 끝은 혼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하였던가.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게 아니라, 가끔은 같이 시간을 보내고싶다.
그게 안되는 거리에 있고 그게 안되는 상황이다.
물론 싱가포르에 엄마 아빠가 있다고해도 아이가 워낙 바빠서 자주 보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싶을땐 볼 수 있는 것에 심리적인 영향이 큰 듯하다.
그래서 엄마는 계획은 세운다.
헤일리가 지금 2학년이니 3년후에는 싱가포르와 가까운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 엄마아빠가 살겠다고.
지금은 방학때도 오고 내년 여름방학때는 한국에서 인턴으로도 일할 계획도 있고
학비와 생활비가 많이 들어서 엄마 아빠가 조호바루에서 살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이다.
3년후 헤일리가 졸업을하면 일단 학비는 들지 않을 것이고 일을하면 스스로 생활은 할 것이기때문에
엄마 아빠가 조호바루에 살면 일주일에 한번이나 놀러올 수도 있고 엄마아빠가 싱가포르에 잠깐씩 다녀올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시간을 게을리 보낼 수 가 없다.
영어공부를 하고 운동을해서 체력을 키우고 디지털노마드로써 살 수 있도록 준비를 3년 동안 해야한다.
심장이 두근 두근하고 생각만해도 기쁘다.
나의 계획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글을 쓸 계획이다.
그 계획을 위한 준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로 글을 쓸 것이다.
헤일리는 성장을 하고있다.
싱가포르에 적응하고, 학교에 적응하고, 친구를 사귀고, 미래를 준비하고 고민하고
자신의 외로움과 그리운 감정까지 잘 다스리면서..
누구나 거쳐가야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