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을 닫고,
마감 정리를 마치고,
불을 끄고 나오는 그 밤.
하루를 다 채운 듯했지만
이상하게도
텅 빈 마음이 남는 날이 있다.
‘오늘, 잘하고 있었던 걸까?’
‘이 길이 맞는 걸까?’
조용한 밤이면
그 질문이 어김없이 따라온다.
아무 문제 없이 흘러간 하루도,
힘들게 버틴 하루도,
결국 그 질문 앞에선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 칭찬해 줘도
내 마음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지 못할 때가 있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것 같으면서도
왠지 스스로에게는
조금 미안한 날.
괜찮았다고 말하고 싶은데
왠지 말이 맴돌기만 하는 밤.
나는 요즘
그런 밤을 자주 지난다.
결정을 내린 날,
조금 더 강하게 말한 날,
괜찮다고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망설였던 날.
그 모든 장면들이
잠들기 전 마음에 조용히 남는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조금 더 부드럽게 말할 걸…”
“그 선택이 정말 최선이었을까…”
하루 동안 누군가에게 보여준 얼굴보다
보여주지 않은 마음이 더 오래 따라온다.
사장이니까 단단해야 한다고,
브랜드를 만들고 있으니까 흔들리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아직도 서툴고,
가끔은 지친다.
그런데도 다음 날이 되면
나는 또다시 문을 열고,
커피를 내리고,
천을 만지고,
단추를 고른다.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멈추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이 길 위에서
조금씩 나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도,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쳤다.
잘하고 있는 걸까 묻는 밤.
그 질문에
“응, 잘하고 있어.”
라고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계속하고 있어.”
라고는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나는 이 일을 하며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