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불이 켜지면
힘차게 건반을 건너간다
음표들 제 짝을 어찌 아는지
저마다의 화음으로
공기를 적셔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찔하니 현훈이 몰려올 때가 있다
청춘의 열병일까
미란 본디 자체로 아름다워야 하는 법
소음과 소음이 만나 빗장 속 내는 소리
무와 무가 만나 산재하는 소리만 하랴
행렬의 보폭에
정해진 수순에
초록은 점멸하며 죽어가고 선혈의 빛만이 가득하니
이립의 사내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