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살며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3
평소 독립성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과연 소속감 없이 소수자로 살아갈 수 있는지도 해외생활에 있어서 큰 요소이다.
오래되고 익숙한 환경, 끈끈한 관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점은 안심이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만큼 쉽게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을 수 있기도 하다.
부족한 영어 실력, 타지에서의 낯섦과 외로움, 일자리 문제 등등 때문에 많이들 한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지만 해외에 나와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류들이 한국 사람들이라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 오래 지내보다 보면 생존을 위해 커뮤니티가 필요하긴 하구나.. 라며 이해하게 되었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는 왜 굳이 나와서까지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는지 처음엔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미 자리를 잡고 해외에서 사는 이민자의 경우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다.
특히나 해외 경험이 없는 경우엔 예외 없이 향수병과 여러 어려움을 무조건 겪고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적응해서 잘 살아가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 비율은 정말 반반인 것 같다.
어디에서나 적응 잘하는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좋겠지만 내성적인 사람도 충분히 살아갈 수는 있다. 물론 그만큼 독립성의 크기가 크고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어야겠지만.
혼자서도 잘 지내긴 하지만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고 유리 멘탈인 편이라 가끔 정말 고립되고 힘들 때가 주기적으로 온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을 만나며 서로 위로하고 응원할 수 있는 느슨한 관계를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느꼈다.
나의 경우엔 현지인이나 한국인 2세들보다는, 뭔가 나와 처지가 비슷한 외국인이나 한국인 친구들. 동양 남미 독일 정도의 외국인 친구들과 정서적으로 통하는 것들이 많고 왠지 더 편했다.
혼자 떠나기 위해서는 용기와 선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특히나 주변 사람들이 나의 도전을 이해하거나 지지해 주지 않는다면.
유학이든 워킹홀리데이든 마냥 떠나기엔 잃을 것들이 많고 펼쳐질 많은 어려움들이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야 할 이유가 확실해야 흔들릴 때마다 조금 덜 힘든 것 같다.
나의 경우 계획적 인간이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더 높아진 해외에서는 더욱 계획적인 인간이 된 것 같다. 지금 이 타이밍에 나에게 맞는 선택이 뭘까 늘 고민한다. 큰 목표들을 정하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기한을 정해서 확실히 정해두는 편이다. 물론 계획대로 안될 때가 대부분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보다 조금 더 현실적인 두 번째 옵션 플랜 B까지 정해 둔다. 만약 이유와 목표가 선명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포기하고 또 다른 도피를 했을 것 같다.
나는 일단 좀 더 자유롭고 싶었고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심리적, 경제적 독립이 필요했다.
그리고 자꾸만 좁아지는 나보다는 조금이라도 좀 더 다양하고 여유로운 곳에서 나를 실험해 보고 싶었다. 그럴듯한 정해진 삶과는 이미 멀어졌다고 생각했고, 나만의 방식으로 좀 더 성숙해지고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
남들이 원하는 것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었다.
떠나지 않고 한국에서 상상만 하며 후회만 하고 있는 나 자신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고, 실패하고 돌아오더라도 결과와 상관없이 이 경험치가 물거품이 되진 않을 거라는 나만의 확신이 있었다.
아직 그 과정 중에 있지만 직접 부딪혀보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나를 알아가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면 나에겐 충분히 값진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