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대체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게 딱 맞는 일이 있긴 할까? 나의 전문성이 뭘까?
세계를 여행하며 일하고 싶어서 외항사 승무원을 꿈꿨을 정도로 자유와 여행을 좋아했다. 승무원 대신 유학 후 해외취업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은 전문성과 재능을 가지고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형태로 일하는 개인들을 동경하게 되었다. 여행이 지루해진 대신 그 자유의 가치를 일로 옮기게 된 것 같다. 나도 그들처럼 프리랜서가 되고 나만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10년 안에 작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호주에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부터 5성급 호텔, 회사원이 되어보고, 외국인으로서 다양한 분야와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해 보면서 느낀 건 많다. 모든 면에서 여전히 부족하지만 아직 젊고, 오히려 외국인 핸디캡을 이용해서 일을 구하고, 과정에서 내가 그다지 나쁘지 않은 노동자임을 깨달았다. 아마 호주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젠 이곳에서 내가 이루고 싶었던 성취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럽지는 않다. 내가 원하는 일과 그 방식과 삶의 형태는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낀다. 어쩌면 이게 내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높은 연봉과 좋은 워라밸의 회사원보다는 작더라도 조금 더 주체적으로, 나의 생각과 능력을 찾고 발휘될 수 있는 일과 장소에 가고 싶다. 이렇게나 살기 좋은 행복한 워라밸 천국에서 누구보다도 복잡한 한국인의 마인드로 산다니.
굳이 복잡하고 어려운 진로를 이상화하기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처럼 현실 세계에서 이 빈 공간을 다른 것들로 채우려고 해 봤지만.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결국엔 나의 가치관과 자존감은 일을 통한 성취감과 창작 표현의 욕구 충족에서 온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