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우나:밀실의 해탈

쉬는시간4.

by GOLDRAGON

속세의 때 묻은 모든 것들이 모이는 곳.
그 작은 밀실 안에선 누구나 자신을 벗어놓는다.

누군가는 나지막이 한숨을 흘리고,
누군가는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그 눈빛 너머엔 하루의 피로, 삶의 무게, 말 못 할 사연들이 묻어 있다.


이곳엔 설명도, 위로도 필요 없다.
단지 앉아 있기만 해도 각자의 고뇌는 자연스레 공기 중에 스며든다.
그 고요한 뜨거움 속에서, 사람들은 잠시 자신을 잃는다.
그리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돌아온다.


뜨거운 열기 속에 삶의 억겁들이 산화하고,
일상의 찌꺼기들이 서서히 녹아내린다.
그곳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말하지 않아도 이해받는 곳,
해탈에 이르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다.


나 역시 그곳에 내 육신의 피로와
정신의 피폐함을 조용히 내려놓고 나온다.
말없이 식은 물 한 컵을 마시며, 다시 살아갈 준비를 한다.

그리하여, 삶은 다시 시작된다.
불과 땀, 그리고 잠시의 침묵 위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