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글모닝 [리모콘]
80년대 태어난 사람들은 가장 잘 느끼고 있지 않을까? 리모콘에 대해서 말이다. 어린 시절 TV 시청을 위해서는 TV 앞으로 직접 가서 채널을 올리고 내리고 해야만 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풍기를 작동시키기 위해선 선풍기에 가까이 가서 버튼을 누르곤 했다. 미풍,약풍,강풍 등 바람의 세기를 선택하기 위해서, 선풍기 방향을 회전을 하기 위해서도 가까이 가야만 동작 시킬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을 때도 다 같이 찍기 위해서는 타이머 설정을 해 놓고 바쁘게 움직여 함께 해야지만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의 한편에 남아 있는 모습이다.
당시에는 그런 생활이 당연하다고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상의 것이 발전되기 시작한 시기였기에 소위 말하는 있는 집안이 아니었기에 리모콘은 구경해 보지도 못한 나였다.
그러다 얼마 뒤, TV가 바뀌더니 조그마한 막대기 하나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네모난 버튼을 멀리서 번호만 누르면 채널이 바뀌는 신비한 요술을 경험한 것을 시작으로 선풍기도 리모콘으로 작동시킬 수 있게 세상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그뿐인가. 유형의 물건일 수 있는 리모콘에서 적확한 영어의 표기인 리모트컨트롤이란 기능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만 되어 있으면 자동차도, 에어컨도, TV도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원격으로 운영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너무나도 편리함 속에서 살고 있다. 부모님 세대만 하겠냐만 적어도 일요일 아침 TV 앞에 앉아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기 위해 주말 아침도 반납하고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시작된 K-POP의 원조를 동경하며 지낸 같은 연배의 동료들은 신비함을 몸소 겼었으니 얼마나 신비한 경험을 인생 살면서 체험하고 있지 않는가.
원격으로 사람들과 인사도 할 수 있는 사례를 겪었다.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지금, 퇴근하는 버스 맨 앞자리. 운전기사님이 대각선 방향에서 안전운전 중이시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이기에 반대편 차선으로 운행 중인 같은 회사 버스 기사님들과 손짓으로 인사를 하신다.
안전운행을 기원한다는 마음과 반가움에 대한 손짓이 보이지 않는 리모콘이었다는 상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