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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에 숨은 소중함과의 조화

[인스턴트 식품]

by FreedWriter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했다. 어제도 환경오염을 생각하며 글을 써보았지만 인스턴트식품이라니. 생각해 보니 인스턴트식품이라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적응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멍품이란 생각이 든다.

어릴 적에는 상상도 못한 냉동식품. 내 기억에 냉동식품은 아이스크림 정도? 전자레인지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자꾸 예전을 떠올리는 기억. 오늘은 거두절미하고 현생에 집중해 보자.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는 나름의 모토가 글에서도 나타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당장 근처 흔하디흔한 편의점에 가보자. 온수기와 전자레인지가 구비되어 있을 테고 근처에는 전자레인지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각종 인스턴트식품들이 오와 열을 맞춰 가지런히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삼각김밥, 컵밥, 밥과 다양한 반찬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도시락까지, 냉동고를 보면 피자, 만두, 치킨까지. 얼음 나라에서 열기 나라로 가기 위한 스탠바이 중인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짧게는 30초부터 길게는 6~7분 정도까지 전자레인지에서 제자리 회전운동을 하면 알맞게 익은 음식이 앞에 놓이게 되고, 준비하는 수고로움을 덜어내고 맛있게 먹게 된다.


편하다. 정말 편하다. 쓰레기도 많지 않다. 먹을 만큼만 준비되어 있어 음식물 쓰레기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얼마나 편리한가. 세상은 음식도 편리하게 만들어줬다. 편리한 부분을 누리다 보니 익숙해진다. 인스턴트 음식이 이제는 보편화되어 장을 볼 때도 인스턴트식품 한두 개 정도는 카트 안으로 들어온다.


편리함 속에, 익숙함 속에 잊히는 것. 어머니 손맛, 흔히 말하는 정성이다. 부모님 세대는 인스턴트식품이 흔하지 않아 웬만해서는 손수 음식을 차려 주셨다. 밥, 반찬, 국 등 힘드셨겠지만 당시에는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고 하셨던 모습을 생각하니 괜히 송구한 마음이 든다.


두 아이를 온전히 육아하다 보니 어머니께서 매일 차려주셨던 한상의 끼니의 준비가 쉽지 많은 않다는 걸 매일 느끼는 중이다. 그래도 항상 밥과 국, 김치는 기본이고 반찬 한두 개를 더 준비해 나름 구색을 갖춘 한상을 준비해 주곤 하는데 자녀들은 그 수고로움을 알고 있을까. 아직은 어리기에 크게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부모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하기 위할 뿐. 내 자녀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준비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닐까 생각 든다.


생각해 보니 밥 짓는 시간이 오래 걸려 밥을 짓고 냉동고에 보관하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주는 건 안 비밀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밥을 짓고 냉동실에 소분해 놓음과 동시에 인스턴트식품이 되는 거네?


“얘들아, 다른 건 몰라도 아빤 너희에게 맛있는 한 끼를 준비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점. 커서라도 알아주실 바라!” “근데 오늘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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