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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리셋 버튼

하품

by FreedWriter

하품이 나오는 이유를 챗티 친구에게 물어봤다.


산소 부족설, 체온 조절설, 각성/리셋 기능, 사회적 전염 효과.


네 가지 설명 중에 내 눈길을 끈 건 바로 각성/리셋 기능이었다.


지루하거나 피곤할 때 터져 나오는 하품은 사실 뇌가 “야, 집중해! 다시 켜져라!” 하고 보내는 자극이란다. 그저 졸리고 피곤할 때만 나오는 줄 알았던 하품에 이렇게 깊은 의미가 숨어 있었다니. 마치 잔잔한 호수에 큰 돌멩이를 던져 물결이 퍼져나가듯, 내 시선에도 큰 파동이 일었다.


컴퓨터로 치면 하품은 ‘리셋 버튼’이다. 업데이트 중에 버벅대는 PC처럼, 우리의 뇌도 가끔은 버벅댄다. 그럴 때 하품 한 번이 시스템을 정리하고 다시 돌아가게 해주는 셈이다.


생각해 보니 통신장교 시절도 그랬다. 24시간 내내 켜둬야 하는 상황실의 PC들. “사람도 쉬는데 컴퓨터도 좀 쉬게 해줘야 합니다”라고 말했지만, 임무가 우선인 환경에서 통할 리 없었다. 그래서 슬쩍슬쩍 껐다 켜주곤 했다. 덕분에 빈번하던 장애가 점차 드물어졌다. 결국 기계도, 사람도 리셋이 필요하다.


직장 생활, 가정생활, 사회생활 속에서 우리는 즐겁기도 하지만, 지치기도 한다. 특히 번아웃이 올 때, 하품은 단순한 졸음의 표시가 아니라 “이제 좀 리셋 하라”는 몸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오늘도 하품이 나온다면, 억지로 참지 말자. 뇌가 보내는 리셋 알람을 받아들이자. 그리고 이렇게 외쳐보자.


“나 지금 번아웃 아니다. 그냥... ... 최신 업데이트 설치 중이다. 하아아~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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