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처음 들었습니다, 그 말

– 초보 수련회원들이 겪는 혼란과 오해들

by 원화 혜정

국선도를 지도하면서, 초보 회원들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처음 들었는데요?”
“그때 왜 안 알려주셨어요?”
“저 숨 쉬고 있는데요? 힘을 어떻게 빼요?”
“수련하는데 왜 몸이 더 아프죠?”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처음 국선도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비슷한 질문과 혼란을 겪는다.

나 역시 초보일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으니까.


처음 수련을 시작하는 회원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국선도는 980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고유의 전통 심신 수련법으로,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여 자연의 생명력을 얻고자 하는 수련법입니다

이론은 여기까지만 아셔도 됩니다. 그러니 굳이 책을 먼저 읽지 마세요


그러면 곧바로 의아한 눈으로 질문이 돌아온다.

『책을 읽지 말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이유가 뭔가요?』

책을 읽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지인이 국선도를 시작한 지 며칠 만에 몸이 떨린다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단전에 기운이 생긴 거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살펴보니,

단전에 기운이 아니라 숨조차 제대로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이른바 '가짜 진동'이었다.


국선도에서는 '가짜 진동'이라는 현상이 있다.

책이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너무 빨리 접하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상상으로 반응해 실제로는 없는 진동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나는 초보 회원들에게는 늘 이렇게 강조한다.


『지금은 책보다는 자신의 몸과 숨에 집중하세요.

타인의 경험 말고 자신의 경험을 먼저 믿으세요.』

초보 회원들의 질문과 혼란은 대부분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다시 이야기한다.

『지금 그런 마음이 정상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처음엔 누구나 다 어렵습니다. 오히려 불안한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

처음엔 이 말들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회원들은 스스로 몸과 마음으로 그 말을 이해하게 된다.

수많은 질문과 혼란의 시간을 지나, 어느 날 문득 그들의 숨소리와 표정이 달라지는 순간을 본다. 그제야 처음엔 이해되지 않던 말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나는 그래서 초보 회원들의 질문을 좋아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변화로 가는 가장 첫 번째 신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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