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가고 싶었던 건, 내 안의 마음이었다
트램은 느리게, 그러나 분명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창밖의 풍경이 조금씩 바뀌는 사이,
내 안의 생각들도 조용히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동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묘하게 가벼워졌다.
정해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아무런 성과도 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었다.
차창에 기대어 흐르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멀리 보이는 마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 풍경들
그 어떤 장면도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 평범함이 내 마음을 잠잠하게 만들었다.
창밖으로는 풍경이 흐르고 있었고,
내 마음은 그보다 더 멀리, 더 깊은 곳을 헤매고 있었다.
트램은 지나가지만, 마음은 한참을 머물다 간다.
어느 날 떠나보낸 말들,
차마 꺼내지 못한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트램 바퀴의 진동에 실려 되살아난다.
어쩌면 나는 그 감정들을 직면할 용기가 없어서,
늘 바쁘게만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트램 안의 나,
익명이고, 비어 있는 존재.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요?”
“그때의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나에게 정직한가요?”
창밖을 스쳐가는 풍경은 금세 사라지지만,
그때 마음을 스치고 간 감정은 오래 남는다.
그러니까,
이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감정이 나를 따라오는 여정이었다.
트램은 종착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나는 아직 어디에도 닿지 않은 채
마음속 어딘가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창밖은 조금씩 어두워졌고,
내 안의 감정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