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는 기계로 만든다. 기계의 원리는 압력이 걸려 있는 용기에 쌀 등 곡물을 넣고 밀폐시켜 가열하면 용기 속의 압력이 올라가는데, 이때 뚜껑을 갑자기 열면 압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곡식알이 수 배로 부푼다. 용기의 뚜껑을 열면 '뻥'하는 큰 소리가 나므로 뻥튀기라고도 한다.
오늘날 뻥튀기를 만드는 기계는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 시초이다.
1932년 동아일보에 ‘실로 놀랬다, 7홉이 1말이 된다’라는 문구로 광고하여 판매되었다. 백미, 현미, 수수, 조 등을 15배 이상 팽창시키는데 시간은 3분 걸리고 비용은 5리(厘)가 든다고 하였다.
1980년대 들어 과자들이 많이 나오면서 뻥튀기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고요한 일요일 아침이다.
지하철 앞 광장에는 비둘기들이 한가롭게 거닐며 한 노인이 주는 곡식 모이를 부지런히 먹고 있다.
교회에 가는 가족들, 자취방에서 나오는 학생들,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서는 사람들, 주말 장사를 위해 가게 문을 여는 상인들이 휴일임에도 분주히 움직인다.
광장 앞에는 주말이면 열리는 작은 장터가 있다.
할아버지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곳에서 뻥튀기 장사를 하신다.
할아버지는 튀기고 남은 부스러기 곡식이나 옥수수 알갱이를 비둘기에게 나누어주곤 했다.
그래서 주변엔 항상 비둘기들이 무리 지어 할아버지 주변을 맴돈다.
공대생 진영이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서울로 대학에 진학하여 대학원까지 줄곧 이곳에서 자취를 해왔다. 석사 논문을 준비하는 동안 몇 달째 부모님 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시골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할아버지에게 느끼는 고향 같은 정 때문인지 가끔 뻥튀기를 사러 일부러 이곳에 들르곤 한다.
"요즘 애들은 이런 거 안 먹어. 옛날이야 군것질거리가 없으니 먹었지. 이런 기계도 이젠 사라져 가.
이전엔 손으로 돌려가며 정말 힘들었지. 지금은 모터로 돌리는 거라 그나마 쉬운 거야"
할아버지는 진영이에게 만들어줄 강냉이를 준비하며 말을 이어간다.
"정이 많이 들었지, 나도 이제 할매가 아파서 다음 주부턴 나오기 힘들어..
살기 위해선 뭐든지 다 하게 되는 거야. 이게 내가 하는 마지막 뻥튀기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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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엉~"
우렁찬 소리가 퍼지자 무리 지어 있던 비둘기들이 하늘로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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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뽑기 사장이 기계에 들어있던 동전을 수거하기 위해 뚜껑을 여는 순간, 튀어 오른 짱구들에 깜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맑은 하늘에는 '뻐엉~'하는 소리와 함께 토끼머리 짱구, 청개구리 짱구 모두가 팝콘과 뒤섞여 하늘로 솟아오른다.
지하철 앞 광장은 축제의 장소처럼 사람들은 환호하며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로 튀어 오른 토끼머리 짱구 하나가 할아버지의 품 안으로 떨어진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라며 진영이는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공부하느라 힘든 시절에 어릴 적 할아버지의 정을 느끼게 해 준 고마움과 짱구의 해방을 묵묵히 조력해 준 고마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뻥 튀겨진 열 배, 스무 배로 부푼 행복이 가슴 벅차게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