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지키는 사람들
"선발이 무너진 마운드, 관중의 탄식 사이로 조용히 올라온다. 이름도 없이 그는 오늘도 팀을 지키기 위해 던진다."
야구는 선발투수가 경기를 시작하지만,
경기를 지키는 건 언제나 ‘중간’에 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흐름이 흔들릴 때, 점수가 따라잡힐 때,
조용히 불펜 문을 열고 마운드에 오르는 사람.
바로 중간계투진, 불펜 투수들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기록에 크게 남지 않습니다.
승리투수도, 세이브도, 이길 때 주목받는 영광도
그들의 것이 아닌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들이 무너지면,
아무리 선발이 잘 던져도,
아무리 마무리가 강해도,
그 팀은 강팀이 될 수 없습니다.
경기 중반은 흐름의 구간입니다.
흔들리는 리듬을 다시 붙잡고,
상대의 기세를 끊고,
팀의 집중력을 다시 모으는 시기.
이 구간을 묵묵히 막아내는 사람들 덕분에
팀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마지막 승부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개념이 ‘홀드(Hold)’입니다.
비로소 숫자로도 인정받기 시작한, 흔들린 경기를 다시 붙잡는 기록.
불펜의 진짜 가치는
숫자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있습니다.
기세가 넘어갈 찰나의 순간을 버텨내는 용기,
흐름을 지켜내는 집중력,
그리고 언제든 팀을 위해 올라설
준비가 된 그 마음.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시작을 책임지고,
누군가는 끝을 맡지만,
흐름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하루가 무너지지 않고,
관계가 끊기지 않고, 작은 삶이 연결되어 갑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그 ‘중간’의 역할이,
누군가에겐 가장 결정적인 한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성공이 끝은 아니고, 실패가 죽음은 아니다.
중요한 건 계속해 나가는 용기다.”
– 윈스턴 처칠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누군가의 흐름을 지켰다면, 이미 큰 기여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당신이 해낸 그 한 이닝이,
누군가의 삶을 이기는 방향으로 돌려세웠을지도 모릅니다.
중간계투는 야구에서 ‘흐름을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선발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무리까지 이어지도록
경기 중반의 고비를 막아내는 투수들. 홀드(Hold)라는 기록은
비로소 이들의 기여가 ‘숫자’로 인정받기 시작한 첫걸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중간계투의 진짜 가치는 기록보다 마음에 남는 투구입니다.
위기에서, 흔들릴 때,
묵묵히 마운드에 올라 팀을 다시 흐름 위에
올려놓는 사람들.
우리의 삶에도 그런 역할이 있습니다.
눈에 띄진 않지만,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주는 사람.
당신이 지금 그 자리에 있다면,
당신 덕분에 누군가는
오늘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