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울지 않던날
그날 아침,
너는 울지 않았다.
양치하자며 칫솔을 내밀고,
외출복을 꺼내자 조용히 팔을 내밀었다.
양말을 신기고, 신발을 신길 때도
입 한번 삐죽이지 않았다.
어린이집 문 앞에 섰을 때도
너는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울지도, 매달리지도 않았다.
나는 ‘오늘은 수월하겠구나’
잠시 안도했지만,
그 침묵이 마음속 어딘가를
서늘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혹시,
이제 너도 알게 된 걸까.
아무리 울어도
아빠는 결국 돌아선다는 걸.
하원 무렵,
너를 데리러 갔을 때
선생님은 말했다.
“오늘 하루 종일 조용했어요.
혼자 블록을 하다 잠들었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너를 안았다.
네 손은 따뜻했고,
잠결에도 내 품을 알아봤다.
“아빠.”
그 짧은 한마디가
목 안에서 오래 맴돌았다.
그날 밤.
네가 잠든 방 안은 고요했다.
쇼파에 앉아
조용히 오늘 하루를 되짚었다.
그 아침의 침묵,
너의 눈빛,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던
내 발걸음까지.
울지 않았던 네 모습이
자꾸 떠올라
괜히 마음 한쪽이 아려왔다.
나는 요즘,
잠시 일을 멈추고
너와 하루를 함께 보내고 있다.
울고, 웃고,
엎드리고, 매달리는 너를
품에 안고, 달래며
하루를 버텨낸다.
그렇게 쉴 틈 없이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울지 않았던 그 하루는
유독 길고 무거웠다.
그날 너는
울지 않았지만,
나는 조용히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