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출근중,아빠는 육아중(13화)

아이가 울지 않던날

by 송필경

그날 아침,

너는 울지 않았다.


양치하자며 칫솔을 내밀고,
외출복을 꺼내자 조용히 팔을 내밀었다.

양말을 신기고, 신발을 신길 때도
입 한번 삐죽이지 않았다.


어린이집 문 앞에 섰을 때도
너는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울지도, 매달리지도 않았다.


나는 ‘오늘은 수월하겠구나’
잠시 안도했지만,
그 침묵이 마음속 어딘가를
서늘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혹시,
이제 너도 알게 된 걸까.

아무리 울어도
아빠는 결국 돌아선다는 걸.


하원 무렵,
너를 데리러 갔을 때
선생님은 말했다.


“오늘 하루 종일 조용했어요.
혼자 블록을 하다 잠들었답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너를 안았다.

네 손은 따뜻했고,
잠결에도 내 품을 알아봤다.


“아빠.”

그 짧은 한마디가
목 안에서 오래 맴돌았다.


그날 밤.
네가 잠든 방 안은 고요했다.

쇼파에 앉아
조용히 오늘 하루를 되짚었다.

그 아침의 침묵,
너의 눈빛,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던

내 발걸음까지.

울지 않았던 네 모습이
자꾸 떠올라
괜히 마음 한쪽이 아려왔다.


나는 요즘,
잠시 일을 멈추고
너와 하루를 함께 보내고 있다.


울고, 웃고,
엎드리고, 매달리는 너를
품에 안고, 달래며
하루를 버텨낸다.


그렇게 쉴 틈 없이

흘러가는 날들 속에서
울지 않았던 그 하루는
유독 길고 무거웠다.


그날 너는
울지 않았지만,
나는 조용히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