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다람살라에서 만난 평온한 낮과 티베트 음악

by 하리볼

“설산 아래 따뜻한 국수와 아이들의 웃음, 그리고 처음 만난 라비 샹카르의 선율. 그 조용했던 낮의 풍경들.”


인도 북부, 히말라야 자락의 조용한 마을.
달라이 라마가 머무는 이곳에는 설산이 늘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티베트 사람들은 햇살 아래서 담담히 살아간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느긋한 낮’이라는 걸 배웠다.

테라스와 국수, 그리고 해맑은 아이들

아침이면, 게스트하우스 테라스에 앉아 따뜻한 티베트식 수제비 ‘뗌뚝’을 먹었다.

그릇 위로 김이 피어오를 때면, 설산 위로 햇살이 부서졌다.


낮에는 가끔 영어회화 교실에 갔다.
티베트 난민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고 있었고, 외국 여행자들이 자원봉사처럼 함께 수업에 참여했다.
내 옆에는 해맑은 눈동자의 꼬마들이 앉아 있었고,
그 아이들과 ‘apple’, ‘banana’를 반복하며 웃곤 했다.


음악처럼 만난 친구들

다람살라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처음 인사한 이스라엘 청년 알론,
늦은 밤 옥상에서 대화를 나눈 남아공의 댄,
그리고 서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를 건넸던 시리아 혼혈 소녀 니나.


낯선 여행지에서의 짧은 우정은 오래 남는다.
말도 다르고 성격도 달랐지만,
함께 앉아 짜이를 마시고 고요한 사원 앞에서 말을 줄이던 순간들은 음악 같았다.

‘옴 마니 반메 훔’, 그 낮의 울림

사원에 들어서면, 바람을 따라 ‘옴 마니 반메 훔’이라는 진언이 들려왔다.
처음엔 그저 외국어 같았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 소리가 몸 안으로 스며드는 걸 느꼈다.


그 진언은 내 안의 불안과 조급함을 조금씩 가라앉혔다.
마치 조용한 베이스가 마음의 리듬을 조율해주는 것처럼.


라비 샹카르, 첫 만남은 음악 CD로

여유로운 어느 날, 작은 음반 가게에서 라비 샹카르의 CD를 발견했다.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의 대가,
그리고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에게 인도음악을 가르쳐준 스승.


처음으로 그의 음악을 들었다.
그 선율은 너무나 낯설고 길었지만,
이상하게도 끝까지 듣게 되었다.


어쩌면 그때부터, 인도음악이라는 세계에 문이 열렸는지도 모르겠다.


“그 낮의 진언은, 내 안의 조급함을 조용히 눌러주었다.”

다음 편 예고

3편. 다른 세계로 데려다 준 음악회
— 바라나시 첫날 밤, 인도 전통음악회에서 만난 신비로운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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