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싱어의 동물해방
지난 시간 공리주의의 딜레마에 대해 수업을 했었다. 공리주의의 입장은 현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현대의 공리주의자 중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직접 실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윤리 사상가가 있다. 호주의 윤리 사상가 피터싱어다. 그는 공리주의에 입각한 윤리 사상을 현대의 여러 윤리적 문제에 적용하여 무엇이 바람직한지 설명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주장을 직접 실천함으로써 윤리 사상이 단순히 책 속에 있거나 추상적인 논의가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의 사상은 생활과 윤리 과목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동물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 해외 원조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 안락사와 같은 윤리적 문제 등의 그의 실천적 사상이 문제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피터 싱어의 주장에 대해 고전 ‘동물 해방’의 구절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태까지 읽었던 고전과 달리 ‘동물 해방’은 비교적 최근에 발간된 책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학생들의 삶이 더욱 와 닿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피터싱어는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에 동물들의 고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을 작은 우리 속에 가둬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것은 동물들의 엄청난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을 공장식으로 기르고 고기를 대량 생산하는 것은 비도덕적인 일로 비판한다.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동물들을 고통스럽게 가두어 키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질문하며, 동물들이 좁은 우리에서 고통 받으며 사육되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동물들이 불쌍하긴 한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키우는 우리를 조금 크게 해주면 안돼요?”, “고기를 먹으려면 어쩔 수 없죠.” 등의 대답을 했다. 아무래도 고기를 포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학생들 생각에 나도 공감을 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치킨과 삼겹살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이 고기가 나에게 오는 과정에 대해 고민을 깊게 하지 않는다. 단지 돈을 주고 소비할 뿐이다. 닭과 돼지와 소가 짧은 생을 살며 살아있는 내내 받는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혹은 알게 되었더라도 금방 잊거나 애써 모른 척하게 된다. 왜냐하면 심리적으로 가축들과 나의 심리적 거리가 멀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기르는 반려동물에 비해 먹기 위해 기르는 가축들의 복지가 등한시되는 이유가 심리적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피터 싱어의 주장처럼 동물들의 고통을 주는 공장식 사육을 금지해야 할까? 공장식 사육은 동물들에게 매우 큰 고통을 준다. 닭과 돼지, 소들은 자신의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작은 우리에서 자라고, 강제로 거세당하며,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다가 짧은 생을 마감한다. 가축들도 우리 인간처럼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심지어 돼지나 소의 지능은 어린 아이와 비교할 정도로 높다고도 한다. 과연 인간이 고기를 먹는 즐거움을 위해 엄청난 수의 가축들을 고통받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을 것 같다. 공장식 사육은 당장이라도 그만둬야할 잘못된 생산, 소비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그 결과로 인해 지금처럼 고기를 잘 먹지 못하거나 고기 값이 굉장히 비싸질 것이다. 그럼 나는 피터싱어처럼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솔직하게 어려울 것 같다. 고기 생산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조금씩 동물들의 사육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어떨까하는 솔직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