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강물의 흐름이 바뀌다, 침묵을 깨는 파문

by DrLeeHC

제15장: 강물의 흐름이 바뀌다, 침묵을 깨는 파문


가을, 코트에 드리운 새로운 그림자


코트 옆 나무들이 붉게 물드는 가을이 오자, '어울림의 마당' 회원들의 테니스는 완연히 무르익었네.

뜨거운 햇살 아래서 흘린 땀방울이 마침내 탐스러운 열매로 맺히는 계절이었지.

그들의 랠리는 이제 단순히 오래하고 길기만 한 것이 아니었어.

그 안에는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전략이 있었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련함이 깃들어 있었지.

공 하나하나에 자신들의 노력과 지혜가 담겨 있었다네.


그들의 성장은 참으로 놀라웠어.


특히 젊은 부부의 아내는 스트로크의 여왕으로 거듭났다네.

그녀의 포핸드는 마치 채찍처럼 날카로웠어.

베이스라인 깊숙이 꽂히는 공은 상대방을 코트 뒤로 밀어냈고, 각도를 조절하는 능력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지.

좌우로 흔들리는 공을 받아내느라 상대들은 코트 위에서 진땀을 흘리기 일쑤였다네.


반면, 어리숙하던 대학생은 왼손잡이의 이점을 살려 네트 앞 발리가 거의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어.

그의 라켓 끝에서 나가는 발리 공은 마치 살아있는 새처럼 코트 구석구석을 파고들었고, 때로는 네트를 스치듯 넘어가는 드롭 발리로 상대의 혼을 빼놓았지.

예측 불가능한 왼손 발리에 당황하는 상대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네.


그들의 코트에서는 여전히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그 웃음에는 이제 서툰 시절의 멋쩍음이 아닌, 실력에서 비롯된 깊은 자신감이 배어 있었어.

마치 잘 익은 과일처럼 속이 꽉 찬 소리였다네.


저들의 테니스는 이미 본무대의 패거리들을 아득히 능가하고 있었어.


보이지 않는 전술, '함께'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진정으로 강하게 만든 것은 단순히 개인의 기술이 아니었네.


바로, '함께' 플레이하는 법을 안다는 것이었지.


그들은 복식 경기를 할 때, 서로에게 큰 소리로 지시하거나 탓하는 법이 없었어.


"미안하다", "괜찮다"는 말조차 불필요했지.


오랜 시간 땀 흘리며 다져진 호흡으로, 눈빛만으로 서로의 움직임을 읽고 빈자리를 메워주었네.

한 사람이 위기에 몰리면 다른 한 사람이 반드시 버팀목이 되어주었어.

실수해도 괜찮았어.

서로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줄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과정에서 그들은 테니스의 진정한 묘미를 깨달았다네.


누군가 지친 기색을 보이면, 다른 이가 먼저 다가가 "괜찮아, 조금만 더!" 하고 어깨를 두드렸어.


어려운 기술을 연습할 때는 "그립을 조금만 더 이렇게 잡아봐!" 하며 서로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지.


그들의 플레이에는 '나'보다는 '우리'가 돋보였고, 그 단단한 연대는 보이지 않는 갑옷처럼 그들을 감쌌다네.


그들의 테니스는 단순한 경기를 넘어, 삶의 지혜를 보여주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어.


패배했을 때조차 그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좌절은 없었어.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어!" 하는 희망으로 빛났지.


이러한 '어울림의 마당'의 변화는 점차 본무대의 패거리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네.

처음에는 코웃음 치던 그들도, 저쪽 코트에서 들려오는 자신감 넘치는 공 소리와, 점점 멀리서도 들려오는 '어울림의 마당'에 대한 칭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지.


때로는 젊은 부부 아내의 강한 스트로크 소리나 대학생의 기묘한 왼손 발리 소리가 그들의 경기 중간에 끼어들어,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네.


마치 자신들의 영역에 예측 불가능한 균열이 생기는 것을 느끼는 듯 말이야.



녹슨 왕관의 무게, 그리고 지루한 반복의 끝


그에 반해, 본무대의 왕국은 더욱 빠르게 녹슬고 있었네.


가을이 깊어갈수록, 그들의 그림자도 점점 길어지고 스산해지는 듯했지.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자, 그들은 더욱 라인 시비에 집착했고, 풋폴트는 더욱 깊어졌어.

예나 지금이나 지면 파트너 탓을 하기 일쑤였고, 짜증 섞인 목소리가 코트 위에 가득했지.


자신들의 실력 저하를 인정하기 싫어, 규칙을 들먹이며 상대를 탓하는 꼴이라니.

그런 가관이 없을 정도였지.


그들의 파리채 발리는 이제 상대를 이기기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자신의 쇠락을 감추기 위한 안간힘처럼 보였어.


공 하나하나에 초조함과 짜증이 묻어나는 듯했다네.


왕관의 무게는 그들을 더 이상 빛나게 해주지 않았네.


오히려 더 높이 올라갈 곳도, 더 이상 넓힐 영토도 없다는 사실이 그들을 무겁게 짓누를 뿐이었지.


코트의 '황제'라는 자리가 그들을 고독하게 만들었다네.

그들의 함성에는 이제 짜증과 조급함만이 가득했어.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고, 오직 과거의 영광에만 매달리는 자들의 쓸쓸한 말로였지.


나는 보온병 속 위스키를 홀짝이며 생각했어.


흐르지 않는 물은 결국 썩기 마련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왕국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야.


코트의 강물은 이제 그들의 왕국을 비껴 흐르고 있었다네.


그리고 그 흐름은, 이제 곧 거대한 파문이 되어 그들의 지루한 반복을 깨뜨릴 것이었다네.


그들의 굳건했던 성벽은 이미 속부터 무너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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