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by 찬H
20210425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jpg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2021.04)_illust by 찬H


오월이 되면 나는 주황빛 열매를 맺고,

아무도 모르게 아이의 비밀을 들었다.

여린 눈망울이 붉게 달아올라선

내 허리에 한참을 기대어 있다 돌아가곤 했다.


나는 알 수 있었다.

등 뒤로 퍼지던 작디작은 떨림,

숨죽인 울음,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외로움이 숨어 있는지를.


아이는 자주 울었다.

그 눈물은 내 뿌리를 적셨고,

나는 말없이 어린 슬픔을 끌어안았다.

조그마한 그림자가 내 그늘 아래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더 푸르게 잎을 피우고, 더 넓게 가지를 뻗었다.



어느 오후,

아이의 무릎 위에 파랑새 한 마리가 살며시 내려앉았다.

혹시 그 한 줌의 날개짓이

내 마음을 대신해 아이에게 닿을 수 있을까.

그 모습을 조용히,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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