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바람만 불던 곳에
오늘은 포근한 물방울이 내려앉는다.
빗줄기는 햇살과 섞여 천천히 땅의 냄새를 깨우고,
잠들어 있던 마음의 이야기를 불러낸다.
소년의 할머니는 그것을 여우비라 불렀고,
그런 날에는 누군가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소녀가 망설이다 소년의 손에 조심스레 손끝을 얹은 순간,
소년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어쩌면, 할머니가 말한 소원은 이런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도 알고 있는 걸까.
지금 이 장면이 얼마나 다정한지.
이야기를 담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바라보다 문장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