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그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도 내지 않았고, 다그치지도 않았다.
그저, “밥은 먹었니?” 하고 물으시더니
내 앞에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조용히 놓아주었다.
그 순간, 나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보다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더 큰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엄마는 그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저 지쳐 있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무너지지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기댈 수 있는 틈 하나 없이.
그런 날, 엄마는
말이 아닌 손으로,
시선으로,
그리고 따뜻한 온기로
나를 조용히 끌어안아주었다.
"나는 네 편이야."
그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마음은 내 어깨 위에
천천히 내려앉았다.
그래서였을까.
그날 이후 나는,
누군가의 침묵이 꼭 외면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은 때때로,
말보다 온기로 말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엄마가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날,
그 침묵 안에는
수많은 위로가 담겨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무너질 것 같은 날,
말보다 먼저 따뜻한 국 한 그릇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
딸로서,
지금은 내 아이의 엄마로서
그날의 엄마의 온기를 기억한다.
"그날의 따뜻함이, 지금까지도 내 삶을 살게 한다."
by 숨결로 쓴다 ⓒ biroso나.
(다음화 예고)
8화 <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이어집니다.
《엄마의 숨》 브런치북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당신의 기억에도 다정히 말을 겁니다.
<biroso나의 숨결 감성 연재>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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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목 《엄마의 숨》
화 /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화/ 토 《숨쉬듯, 나를 쓰다》
수/ 목 《다시, 삶에게 말을 건다》
수 / 일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토 / 일 《말없는 안부》
일 / 월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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