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반대하는가를 먼저 이해하자
황혼의 계약 동거를 결심하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가족, 특히 자녀들의 반대다.
왜 이제 와서?
괜히 재산 문제 얽히는 거 아니야?
혹시 돌봄을 떠맡게 되는 건 아닌가?
이런 질문들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찬찬히 따지고 보면, 그 반대의 본질은 한 가지다. 부담 지기 싫다는 것이다. 자산 문제에 얽히는 것, 갑작스럽게 간병 책임을 떠안는 것, 예상치 못한 법적 분쟁. 이 세 가지가 두려운 것이다.
자산과 상속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동거 계약을 맺으면서 자산과 상속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면 가족들이 반대할 이유는 거의 없다. 이미 앞선 계약서 조항에서 합의한 것처럼,
• 각자의 재산은 각자 관리하고,
• 상속은 자녀와 가족에게만 귀속되며,
• 서로를 법적 상속인으로 지정하지 않는다.
이런 조항을 투명하게 자녀들에게 공유하면 불안은 사라진다.
이 사람과 나는 인생의 동반자일 뿐, 가족의 경제적 이해관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점을 확실히 하면, 자녀 입장에서도 굳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돌봄 문제도 계약으로 정리한다
가족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부분은 건강 문제다. 한쪽이 아프면 결국 우리에게 부담이 오지 않을까? 이 걱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황혼 동거는 원래부터 간병 계약이 아니다. 계약서에 분명히 명시한다. 중대 질병이나 장기적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계약을 재협의하거나 종료할 수 있다. 즉,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계약은 자연스럽게 파기된다. 이런 원칙이 있다면, 가족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원천 차단된다. 우리는 즐겁게 지낼 수 있을 때만 함께 한다. 이 명확한 선이 바로 가족들을 안심시키는 열쇠다.
모든 논란을 거두고 나면 남는 건 단순하다. 같이 살아서 즐겁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구에게 기대려는 것도 아니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도 아니다. 서로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선택일 뿐이다. 이 점을 진심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힘들어지면 미련 없이 정리하겠다. 가족들의 부담이 되는 일은 애초에 만들지 않겠다. 이렇게 단호하면서도 현실적인 태도가 오히려 자녀들의 동의를 이끌어낸다.
결국 황혼의 계약 동거는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만을 위한 약속이다. 억지로 붙잡지 않고, 부담을 지우지 않으며, 각자의 인생을 존중하는 동행. 그런 의미에서, 가족의 반대는 오히려 합리적이고 건강한 기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계약서 한 장이 관계를 가볍게 만들고, 자녀들의 마음도 가볍게 만든다. 우리는 즐거운 시간만 함께 하고, 그 외의 것들은 각자의 몫으로 남긴다. 이 간단한 원칙만 지키면, 가족의 반대는 더 이상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