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옆에 살며시 앉는 너.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내 옆에는 너가 앉아있었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작된 인연이었어.
그때 그 곳에 가지 않았다면 우린 만날 수 있었을까.
배움의 시간이 그렇게 짧게 느껴진건 처음이야.
스무명 남짓한 곳에서 그렇게 시작된 우리 둘의 인연.
밀고 당기기는 필요없어.
자꾸 눈빛을 보고 웃게 돼.
같은 곳에서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너와 나.
그렇게 한 계절이 지나가고.
처음보다 가까워진 두 개의 팔꿈치가 맞닿아,
서로의 숨결이 익숙해진 어느 날.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 없이
이미 사랑이 되어 있었지.
결이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게 이런걸까.
굳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아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모든 감정이 담겨있어.
그래.
우린 참 조용하고 단단하게 서로를 끌어안았지.
이런게 인연인가봐.
운명이라고 하기엔 어설프나
인연이라고 하기엔 확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