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급 빨개진 채 손을 휘저으며 아니라는 이람과,
머쓱한듯 웃으며 고개를 숙이는 현우.
그리고 그 말에 놀라 풉- 하고 먹던 물을 내뱉은 서준이었다.
보미는 “야~뭐야, 지저분하게~” 인상을 썼고,
이람은 옆에 있던 냅킨을 서준이에게 바로 안 건네고,
조심스럽게 현우를 통해 서준이에게 건네었다.
서준은 바로 냅킨으로 테이블을 대충 닦고 보미에게 말했다.
“야, 너 잠깐 나와봐”
“아 왜~”
서준은 보미 팔뚝을 잡고 밖으로 잡아 끌었다.
그 사이, 현우와 이람은 테이블을 다 닦고
좀 전 보미의 말을 상기시키며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현우가 이 기회를 놓칠새라,
이람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주말에 약속 없으면 같이 영화 보러 갈래?”
“..응..”
얼굴이 빨개진 채 살짝 고개를 숙이는 이람을 보며,
현우는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제대로 고백하고
이람의 정식 남자친구가 되리라 생각했다.
보미의 돌직구에 놀라서
보미를 끌고 식당 앞으로 나온 서준은
다짜고짜 그렇게 말하면 어떡하냐고 보미에게 언성을 높였다.
보미는 대수롭지 않은듯 얘기했다.
“왜~ 딱 봐도 둘이 썸 타는데, 본인들도 알껄?”
“이람이는 현우가 자기 첫사랑 인줄 아직 모른단 말야~
알아서 현우가 고백할 테니 걍 조용히 하고 밥이나 먹고 가!”
“답답하게 뭘 그래. 그냥 좋으면 좋다고 하고 사귀는 거지!!”
“야. 쟤네 서사가 어마어마 한거 넌 모를 걸.
괜히 초 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있다 가라~”
보미는 자신의 밑바닥까지 다 보여준 서준에게는 어쩐지 편한 느낌이 들어
평소의 도도함을 버리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아 왜~ 나 이람이랑 친해지고 싶단 말야~”
서준이 황당하다는듯 물었다.
“너가.. 왜?”
“아 몰라~ 이람이 걍 같이 있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져.
애가 순수해서 그런가.”
“그러니까 초 치지 말라고.
현우 지금 이람이한테 엄~청 정성 쏟고 있는 거 안 보이냐?”
“나는!! 나도 재랑 친해지고 싶다고~~!!”
“야, 너 병 걸렸냐? 죽을 때 됐어?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그거 죽을때야!”
보미는 하-! 하고 말하며 서준의 등을 찰싹 때렸다.
“야, 니가 나한테 내 감정에 솔직해지라고 했잖아.
지금 노력하는 중인데, 너 그딴 식으로 말할래?”
“아, 아아- 아파~ 알겠어 알겠어~ 너 맘대로 해.
그대신 최대한 눈치껏 빠져주고! 나 먼저 들어간다”
휙 안으로 들어간 서준을 보며
보미는 서준에게 다 털어놓으니 속 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 애한테는 이런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도 부끄럽지가 않았다.
서준이 안으로 들어가는데,
근처 테이블에 있던 과 친구들이 슬쩍 서준을 불렀다.
“야, 너 쟤 어떻게 알아? 친구야?”
옆친구도 말했다.
“부럽다 야. 쟤 우리학교 여신이잖아~!”
서준은 흥~ 얼굴만 예쁘면 뭐해. 라고 생각하다가
좀 전의 솔직한 보미의 모습에 슬며시 다른 마음이 들었다.
‘뭐 이쁜건 이쁜거고, 좀 귀여운 면이 있네’
으쓱한 기분을 느끼며 다시 테이블로 돌아가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