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확신의 T

2025.08.12

by 다니


MBTI는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은 성격유형검사로써 유행 바람으로 많은 사람이 오용하게 되었다.

유행의 여파가 얼마나 큰지,

누군가의 성격을 설명할 때 특히 감성과 이성에 대해 표현할 때 F와 T라는 단어로 대체한다.


비과학적 검사이지만, 사람이란 여러 유형으로 분류됨을,

서로를 이해하는데 어쩌면 큰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서로 성격이 다를 뿐, 옳고 그름은 없다는 걸 사회적으로 더 많이 확산시켰달까?


사람은 MBTI에서 나눈 16가지 유형으로 한정 지을 수 없기에, 신뢰성과 타당성이 떨어지는 검사라고 한다. 우리가 경험하듯이,

서로 정말 세심한 부분까지 다 다르고,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다는 걸 인지했을 때,

내 생각과 경험만이 옳다는 주장은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실감할지도 모르겠다.


서로 더 중요하게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 있음을,

그렇기에 대화가 더 필요함을,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더욱이 맞춰가는 과정이 필수 불가결함을 경험한다.


작년에는 ‘확신의 F’라고 들었었는데, 오늘은 ‘확신의 T’라는 말을 들었다.

그 표현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내가 F이거나 T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내 태도가 흥미로웠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그렇구나. 나 되게 직설적이구나. 내 표현이 상대방을 찌르는 창이 되기도,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는구나.’


정말 아무렇지 않게 표현했던 나 자신도 놀랍고,

듣는 이의 입장을 늘 강조하는 내가 어쩔 땐 전혀 그 사실을 고심하지 않고 내뱉는다는 게 충격이었다.


‘정말 내 입맛 대로구나.’


어이가 없으면서도 이렇게나 이기적이고 편파적인 내 모습이 웃겼다.

이상적인 편이라고 착각해 온 게 허무했고,

상대의 말에는 쉽게 상처받으면서 내가 한 말들은 다 이유가 있음을 설명하는 자신이

꼭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쏙 빼닮았다고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말에 상처가 됐다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보다 해명하는 말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내 차가움에 눈물이 났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난 한참 멀었구나.’


적어도 이 사람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따지는 말들이 뭐가 중요한가.

그저 사랑한다고, 더 사랑하면 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