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만회에 느낀 점

by KOSAKA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이다.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닌데도, 계정을 만들던 날의 막막함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다.

첫 글을 올리고 나서 하루 종일 조회수를 들여다보던 그 조급한 마음,
누군가 ‘좋아요’ 하나만 눌러주길 바라던 손끝의 긴장감.
그런 시간을 지나 어느새 조회수는 오늘 오전 1만회를 넘겼다.


1만이라는 숫자는 생각보다 조용하다.

무언가 확연히 달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평소처럼 아침에 눈을 뜨고, 평소처럼 커피를 내리고, 평소처럼 글 하나를 구상한다.


하지만 그 조용함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1만이라는 숫자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돌이켜보면 이 글들은 대부분 오사카에서의 삶과

그 안에서 마주친 일본문화의 결을 중심으로 썼다.


길을 걷다 마주친 신사, 라멘집의 질서, 애니메이션 속 감정들,

한국과는 미묘하게 다른 대화의 리듬과 취향의 무게들.

이런 것들이 ‘글’이라는 형태로 모이고, 쌓이고, 그렇게 읽혀왔다.


그 과정에서 ‘조회수’라는 숫자는 종종 혼란스러웠다.

어떤 글은 내가 애써 고민하고 정리했지만 거의 읽히지 않았고,

어떤 글은 가볍게 쓴 듯한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때마다 질문이 생겼다.
좋은 글이란 뭘까?

사람들이 원하는 글과 내가 쓰고 싶은 글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지금도 정확한 답은 없다.


하지만 하나 분명해진 게 있다면,
조회수는 글의 전부도, 무시할 수도 없는 어떤 ‘흔적’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제목만 보고 스쳐 지나갔을 테고,
누군가는 중간까지만 읽었을 테고,
누군가는 아마도 끝까지 읽고, 마음속에 무언가를 간직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가능성이 모여서 ‘1만’이라는 숫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이건 단지 클릭 수가 아니라
익명의 독자들과 내가 아주 조용히 연결된 기록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가 글을 읽는다는 건, 시간을 내어 나의 언어를 통과해주는 일이다.
그건 아주 개인적이고 조용한 일이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공감’의 형태이기도 하다.
나는 그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이 숫자가 2만이 되고 10만이 되더라도,
그 시작이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냄새와 구조,

그리고 타자와의 차이 속에서 쓰인 글들이었다는 것을.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일은
단순히 독자에게 말을 거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계속해서 묻는 일이기도 했다.


이건 정말 네가 쓰고 싶은 글이니?
그 장면은 정말 너에게 중요했니?
그 느낌은, 너 혼자만의 착각은 아니었니?


조회수 1만회는
그 질문들에 대해, 아주 작지만 조심스럽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어떤 신호처럼 느껴진다.
물론 지금까지 읽어준 독자들이 나를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누군가는, 내 글 앞에서 잠시 멈춰서서 한두 문장을 더 읽어보려 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로도, 글을 쓰는 이유는 충분하다.


앞으로도 나는 당분간 오사카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한국이라는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계속해서 일본을, 그 문화를, 그 감정의 결들을 느끼고 쓸 것이다.
그 글들이 다시 어떤 숫자를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숫자보다 더 깊은 어떤 연결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조회수 1만회.
독자들에게 감사하고,
나는 다음 글을 조용히 준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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