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상처를 받았는데
나는 너에게 상처주기 싫었다
답답하고 화가 났다
내 마음은 너를 향한 분노로 찼다
그럼에도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똑같이 상처주면 계속 반복될까봐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머리를 쥐뜯으며 수천 번을 생각했다
가슴이 온 몸을 지배해버렸다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았다
갑갑함에 문을 박차고 나왔다
아직 오지 않은 여름이 나에게 먼저 온 건가
무겁게 한 발씩 딛어가는데
얼굴이 빨개져서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눈에 고인 눈물이 떨어져버리면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눈을 쉴새 없이 깜빡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안간 힘을 써도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나는 결국 달렸다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그렇게 도착한 너의 집 문 앞에서
어둠 깔린 하늘을 바라봤다
빨리 뛰는 심장을 부여 잡고
네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보고 싶어."
- "나도."
그 두 글자가 뭐 대단하다고
나는 또 바보 같이 눈물을 흘렸다.
"지금 집 앞으로 나올래?"
답장이 없다.
휴대전화를 계속 닫았다 열었다.
답장이 없다.
"미안해."
고개 숙여 풀이 죽어있는 나를 너는 힘껏 안아주었다.
네 답장만을 기다리던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너를 힘껏 안았다.
"사랑해."
-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미안해..."
연신 사과하는 널 붙잡고
어린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
아직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구나
안도감이 나를 달랜 것인지
홀로 달려온 거리를 너와 함께 걸으며
상한 마음을 달랬다.
그리고 빌었다
너와 내가 언제까지라도 이렇게 함께 할 수 있게 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