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은 그날의 기억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잊고 싶은 순간이 있다.
모든 게 복잡하게 얽힌 어느 시기였다.
나는 감정이 엉망이 된 채로 하루하루를 버텼고,
상대 역시 혼란스러워 보였다.
나는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내 마음을 추스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내 마음은 닿지 않는 것 같았고,
어느 날, 술에 취한 채 돌아온 그 밤,
나는 어떤 선택을 강하게 요구받았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부모님께 찾아가 무릎을 꿇으라는 말.
그 한마디는 낯설고 충격적이었다.
태어나서 그런 요구를 받아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눈물이 쏟아졌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금은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단 한 번도 ‘이혼’이라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평범한 가정, 소소한 일상을 바랐을 뿐이었다.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그날, 내가 그 말을 따랐다면
삶은 달라졌을까?
아기를 낳고,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유지하며 살았을까?
지금처럼 스스로를 숨기며 살지는 않았을까?
사랑하는 부모님을 그렇게 울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내 깨닫는다.
나는 그 선택을 하지 않았기에
내 안의 어떤 중요한 것을 지킬 수 있었다.
그때 무릎을 꿇지 않은 건,
고집이 아니라 존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