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상사에게 지지않는다

과연 우리 주변에 나르시시스트가 얼마나 존재할까요? 미국에서는 인구의 최대 6%가 일생 중 일정 기간 동안 나르시시스트 증상을 나타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정확한 통계 수치가 없지만 미국과 비슷하다면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 중 적어도 약 200만 명 정도가 나르시시스트라는 수치에 암울한 생각이 듭니다.


원은수 정신건강전문의는 책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에서 모든 사람은 긍정적 자기애를 가진 건강한 나르시시즘과 병적 자기애를 가진 건강하지 않은 나르시시즘의 두 가지를 함께 가지고 있으며, 자기중심적 성격 특성을 형성하여 자신의 필요에 의해 상대에게 정서적, 물리적 피해를 주는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을 나르시시스트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나르시시스트가 많은 이유로 몇 가지를 들었습니다. 가정의 가부장적 분위기, 나이와 성별에 의한 자녀 간 차별, 자녀의 과보호, 외적 성공 추구, 물질만능주의 만연, 능력주의 우선 등을 지적했습니다.


원은수 전문의는 성격 특성에 따라 나르시시스트를 5가지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첫째는 과대형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이 유형은 자신의 성취와 능력을 과장하며,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믿습니다.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고 사회적 성공이나 외적인 아름다움을 중시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정치인, 연예인, 인플루언서, 성공한 기업인 등의 캐릭터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대표 사례로 자주 등장합니다.


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권력이나 재력 등의 외적 요소를 우선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규칙과 규율을 지키지 않거나 주변 상황과 사람들을 조종하고 착취하면서 부당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자기 PR을 잘하는 사람들입니다.


둘째는 취약한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이들은 외부의 인정과 찬사를 갈망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불안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결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종종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자신의 불행을 타인에게 전가합니다.


이 유형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성공을 하지 못한 이유를 다른 사람 탓, 세상 탓, 환경 탓으로 돌립니다. 인터넷 악플러들처럼 성공한 사람들을 근거 없이 비난하고 깎아내립니다.


셋째는 악성 나르시시스트입니다.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매우 유해한 유형입니다.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반복하며 다른 사람을 착취하고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들은 권력과 힘을 강하게 추구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특성을 보여 정치계, 기업계, 학계 등 모든 분야에서 지도자급에 올라서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조직의 수장이 되면 그 조직 문화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은 타락함으로써 건강한 정신의 사람들은 결국 조직을 떠나게 됩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괴롭힘이 발생하는 이유는 직장 상사가 이러한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악성 나르시시스트는 가장 악랄한 유형으로 이런 사람은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이들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와 유사하며, 이들보다 더 병적 상태의 나르시시스트를 연쇄 살인마 같은 사이코패스로 보기도 합니다.


넷째는 공동체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이들은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으며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자존감과 이익을 높이기 위해 타인을 이용합니다. 일부 종교 성직자가 여기에 해당되며 극단적 형태로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있습니다. 이미지 좋은 정치인, 교육인, 스포츠 선수, 연예인, 예술가 등 유명인 중에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섯째는 독선적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이 유형은 자신의 의견이 항상 옳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으며 자신의 필요를 우선시하고 타인의 의견이나 감정을 무시합니다. 상대에 대해 고압적이며 융통성이 없고 돈에 매우 인색하며 강박적이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만일 내 상사가 과대형 나르시시스트나 악성 나르시시스트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첫째, 상사와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합니다. 자신이 용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결정하여 단호하게 상사에게 전달하고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사의 비판이나 조작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그들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개인 정보에 대한 공유를 최소화합니다. 이들은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하여 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적 정보를 가급적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증거를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이런 상사는 거짓말을 자주 하고 사실을 왜곡하기 때문에 이들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친구, 가족, 전문가 등 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대화와 상담을 함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고 대처 방안 상의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조직의 지원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상사의 행동이 조직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공식적으로 상위 관리자나 인사팀에게 상황을 알려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곱째, 정신 건강을 위해 상사와 관계를 청산하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조직 규모가 커서 조직 개편이 잦아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조직이 작아 상사를 피할 길이 없어 결국 이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또라이질량보존의 법칙’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그 또라이가 지독한 나르시시스트라면 심각한 고민거리가 됩니다.


회사에서 잘나가는 상사일수록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악의 나르시시스트가 아니라면 나르시시스트 상사와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현명하게 대처해야 직장생활을 건강하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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