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함이 사라지다
"아, 맞다. 저기, 저거...
그거 있잖아, 그거...
아, 입안에서만 빙빙 도네."
"어라? 여기 뒀는데?
내 물건에 발 달렸나, 누가 치웠나?"
"아차, 깜빡했다!
어쩌지...
에이, 모르겠다. 내일 해야지."
그 모습을 보던 아들 왈,
"엄마, 총명함이 사라지셨어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어릴 적 저희 엄마가 저런 말씀을 하시면 '왜 그러실까' 했는데, 제가 엄마 나이가 되어 보니 나이 듦에 대한 증상이었던 거죠. 아이가 내게 '총명함이 사라졌다'라고 했을 때 화가 나기보단, 수긍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 아이에겐 제가 총명한 엄마였던 거겠죠. 그렇게 위안을 삼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