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해외 취업, 한국 기업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20여 년을 해외에 있는 한국 기업에서 일을 했습니다. 사원으로 시작하여 부장이 될 때까지. 대리-과장 시절에는 미친 듯이. 자면서도 샤워하면서도 일 생각을 할 정도로 깊이 몰입하기도 했습니다. 머리를 툭 치면 원하는 데이터가 튀어나오는 듯했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거침없이 답을 해 주는 사람. 주변에서는 놀라워했지만 워라밸은 그리 건강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을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후회하지는 않지만 아쉬움은 남는다고 답하겠습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아껴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참 이상하게도 회사는 사람을 뽑아놓고 너 알아서 와서 너 알아서 배워서 너 알아서 일하고 너 알아서 살아라. 이런 태도입니다. 한국도 아닌 해외인데.
처음엔 상사가 업무 실수 한다고 핀잔을 주면 속으로 욕을 했었지요. ‘언제 가르쳐 줬어?’
누군가에게 투덜댔더니 돌아오는 답은 “회사가 학교는 아니야.” 짜증스러웠지만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속으로는 ‘그래 너 잘났다’라는 반감이 한가득이었지요.
그래서 회사에 굴러다니는 업무 관련 책들을 미친 듯이 읽었습니다. 전자책이 없던 시절 한국에 휴가를 다녀올 때면 서점에 가서 업무 관련 책들을 몇 권씩 사들고 와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읽고 또 읽고. 회사 포털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매뉴얼들을 수집해서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 보고. 도움을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이었어도 각자도생이었습니다. 실수도 많았고, 속앓이도 많았지요.
‘나는 바보예요. 잘 몰라요. 그러니까 좀 가르쳐 줘요’ 이런 태도로 묻고 답을 얻고. 비굴하게 느껴져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역량도 커지고, 연봉도 인상되고, 상사들의 인정도 받았습니다. 나쁘지 않았지요. 회사는 늘 그렇습니다. 죽지 않을 정도만 준다.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정말 죽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나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구를 주었고, 그 안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웠고, 훌륭한 선후배들과 윈윈 하는 일상을 누렸었습니다. 행복하고 감사한 직장 생활이었습니다.
회사를 떠났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책임을 내려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짧지 않은 시간 내 안에 쌓인 이야기들을 도움이라는 보따리로 예쁘게 싸서 나누려 합니다. 보따리 속 이야기들이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서러웠던 그 시절의 경험들이 선물로 포장되는 아이러니가 감사할 뿐입니다.
해외 한국 기업에서 일해보고자 하는 이름 모를 후배님. 응원합니다.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슬픈 날도 있을 것입니다. 분노의 순간도. 그럼에도 물 흐르듯 시원시원 흐르는 날도 있을 것이고 기쁜 날도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순간에 행복을 선택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나고 보니 행복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