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년 2월 22일

by 지온x지피


원문


二十二日癸丑。朝。公事後。往鹿島。黃叔度亦同行。先到興陽戰船所。親點船與什物。仍往鹿島。直上新築峯頭門樓上。景槩之勝。境內尤最也。萬戶之盡心。無處不到矣。興陽,黃綾城及萬戶飮醉。兼觀放砲。明燭移時而罷。




1592년 2월 22일, 맑음

아침 일찍 공무를 마친 후 황숙도와 함께 녹도(지금의 고흥 봉암리)로 떠났다. 가는 길에 흥양 전선소에 들러 직접 전선을 살피고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나라의 일이란 손끝 하나라도 허투루 할 수 없는 법이다.

녹도에 도착하여 새로 쌓은 봉두의 문루에 올랐다.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참으로 눈부셨다. 내 평생 이보다 아름다운 풍광을 본 적이 없는 듯했다.

그곳의 만호 정운 장군은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된 사람이다. 그는 내가 시키지 않아도 모든 일에 마음을 다했고,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늘 분주히 돌아다니며 일을 챙겼다. 나라와 군사들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하는 그를 나는 깊이 아끼고 신뢰했다.

저녁이 되어 흥양현감 배흥립과 능성현령 황숙도, 그리고 정운 장군과 함께 술잔을 나누었다.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참으로 즐겁고 따뜻했다. 정운 장군의 밝고 진심 어린 모습에 나 역시 마음을 활짝 열었다. 우리는 밤이 깊도록 함께하며 술을 마시고 포 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촛불이 환하게 밤하늘을 비추었고, 그 빛 아래 정운 장군의 미소가 더욱 환했다.

나는 이렇게 나라를 위해 마음을 다하는 이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들과 함께라면 다가오는 전쟁도 두렵지 않았다. 이 밤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다.



※ 이 글은 『난중일기』 1592년 2월 22일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실제 사실에 기반하되, 당시의 정황과 감정을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일부 문장은 상상과 창작이 더해졌습니다.

장군의 기록에 담긴 정신과 울림을 지금의 우리도 함께 느껴보기를 바라며,
그 뜻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풀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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