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맬 수 없었던 건 감정보다 두려움이었다
《상처 난 마음을 꿰매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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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 아음에 철갑을 두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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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든 아이는 조용히 깊게 상처 입은 마음 앞에 멈춰 섰다.
그 마음은 온통 갈라져 있었지만,
어느 실도 그 틈 사이로 들어가지 않았다.
실을 꿰어 넣으려 할 때마다,
그의 손끝이 먼저 찢어졌다.
그곳은
오래된 절망과 고통이 엉켜 썩은 자리였다.
말보다 먼저 상처를 품었고,
아무도 들여다본 적 없는 어둠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멈춰 섰다.
바늘은 그의 손 안에서 흔들리고,
실은 조용히 흐느꼈다.
“왜 꿰매지 못하지…”
속으로 되뇌며
그는 눈앞의 마음을 바라보았다.
울음조차 부정당한,
철갑으로 두른 마음의 상처들.
그 마음은,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마음은 말했다.
"난 이미 너무 오래 아팠어.
이제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아."
그제야 그는 바늘을 내렸다.
꿰매는 자였지만,
그 마음에는
‘함께 앉아 있어 주는 일’이 먼저라는 걸 알았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열 가지 색의 실이 고요히 감돌고 있었다.
그 실은 꿰매지 못하더라도,
곁에 머무는 마음의 방식이었다.
시간은 흘렀고,
그 마음은 아주 조용히
자신 안의 상처를
처음으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 곁에는, 세상의 눈물 냄새를 아는 개
상처 냄새를 먼저 알아채는 신성견, 누르도
조용히 숨을 고르며 함께 앉아 있었다.
그는 더는 실을 밀어 넣지 않았다.
대신 손을 내밀었다.
그 손 안에서,
피 대신 따뜻한 온기가 흘렀다.
그 온기가
처음으로 그 마음에 닿았다.
그날 밤,
그는 바늘이 아닌 존재로서,
함께 있어주는 치유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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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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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난 마음을 꿰매는 아이》는
찢긴 마음과 관계의 틈을 실로 잇는 이야기입니다.
말하지 못한 감정, 버려진 기억들을 꿰매며
다시 살아낼 수 있는 용기를 전합니다.
감정 회복을 위한 치유형 동화 에세이입니다
브런치 감동 시리즈 보기 : https://brunch.co.kr/@5afb6438f757404
- 글·그림 © DivineHe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