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지운 것이 아니라, 마주한 것이다
《상처 난 마음을 꿰매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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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 바늘로 마음을 꿰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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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이 조용히 손끝에서 미끄러졌다.
힘을 잃은 듯, 바닥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그 순간, 실을 든 아이는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피가 스민 실은 떨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
그날,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눈물로 실을 적시고, 손바닥으로 상처를 덮었다.
그것이 바늘 없이 꿰매는 첫 번째 방식이었다.
세상의 눈물 냄새를 아는 개
상처 냄새를 먼저 알아채는 신성견 누르가 다가와 조용히 앉았다.
그곳엔 말이 필요 없었다.
상처는 울지 않았고, 대신 존재만으로 치유가 시작되었다.
실을 든 아이는 바늘을 다시 손에 쥐었다.
그 순간, 실이 빛났다.
상처 위에 천천히 놓이자, 실이 스스로 자리를 찾아갔다.
아이는 놀라지 않았다.
그는 알았다.
치유는 손이 아닌 마음으로 꿰매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실은 다시 노래했다.
고요한 목소리로.
“당신의 아픔이 실이 되고,
당신의 고요가 별이 됩니다.”
그날 밤,
실을 든 아이는 다시 꿰매기 시작했다.
바늘을 들고, 하지만 침묵으로.
그것이 가장 깊이 스며드는 실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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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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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난 마음을 꿰매는 아이》는
인간 상실과 자연의 붕괴 속에서,
한 아이의 손끝으로 꿰매진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말보다 장면, 장면보다 침묵의 온기를 전하는
감정 치유형 철학 동화입니다.
브런치 감동 시리즈 보기:
https://brunch.co.kr/@5afb6438f757404
- 글·그림 © DivineHe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