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나쁜 일은 몰려온다

by 하루

소름 끼치던 일이 일어난 후 그 근처에는 잘 가지 못할 정도의 트라우마를 얻고 매사 모든 순간들이 불안했고 무서웠다.


그 후부터는 걸어 다니며 한국어로 말도 못 했고, 이어폰도 끼고 다니지 못했고 신발은 항상 운동화에 운동화 끈은 항상 꽉 조여 매 혹시 언제라도 뛸 수 있는 준비를 했다.


일본으로 갈 때 신발 여유분을 준비한다는 것을 깜박하고 신고 간 신발 하나였는데 그날 너무 정신없이 뛰어서 어디에 긁혔는지 신발이 찢어져 있어 결국 신발을 사러 가게 되었다.


안 되는 일본어로 사전 검색해 가며 ‘이거 신어 봐도 될까요?’ ‘이 디자인에 이 사이즈 있을까요’라고 열심히 물어봐 가며 다행히 마음에 드는 신발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집에 와서 확인을 해 보니 같은 쪽이 들어 있었다.


친구랑 통화를 하며 언박싱을 했던 터라 아무 확인도 안 하고 상표를 잘랐는데 뭔가 이상해서 다시 확인을 해 보니 오른쪽 두 개가 들어 있었던 거다.

친구와 통화하다 너무 어이가 없어 “야 신발을 샀는데 같은 쪽이 들어 있을 확률이 몇이나 될까?”라고 물었더니

친구는 “그런 일이 있겠어?!”라는 대답에 나는”어… 지금 내가 당첨됐어”라고 말하니 친구는 어이없다는 듯이 얼른 가서 교환받으라고 했고 이미 해가 지는 시각에 집에 도착했던 터라…”다시 나가기 무서운데… 또 만나면 어떡해”라는 걱정에 친구는 “그럼 말은 하지 말고 영상 통화 켜놓고 가”라고 말해 무섭지만 친구의 영상 통화를 믿고 안 되는 영어와 근본 없는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하며 신발을 산 곳에 도착을 했고

내 신발을 계산해 준 점원에게 찾아가 “신발 같은 쪽이 들어 있어요”라고 말을 했더니 점원 역시”네?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라며 어이없어했다.

처음 내 신발 계산을 담당해 준 점원도 외국인이었는데 날 보자마자 영어로 접객을 했고 영어를 못 한다고 하니 서로가 엉성한 일본어로 엉뚱하게 대화를 했고 다시 돌아오자 당황을 했는지 다시 영어로 폭풍 질문하는 점원을 앞에 두고 결국 울컥 짜증이 나서 안 되던 일본어가 그때만큼은 술술 나오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도 그 외국인 점원이 못 알아들었는지 엉뚱하게 대답을 하자 옆에 있던 다른 일본인 점원이 다가와 무슨 일인지 상황을 물었고 다시 설명을 했더니 사과를 하며 다시 한번 체크를 해 보겠다는 대답 후 2분 후 사과와 함께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해 주었다.

아마 신발 정리 중 실수를 한 것 같다라며 사과를 했지만 처음 계산을 한 외국인 직원은 나를 힐끗 보더니 짜증 난다는 태도로 내 앞을 휙 지나갔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친구는 어이가 없다며 본인 실수인데 어떻게 저렇게 행동을 하냐며 화를 냈지만 컴플레인을 하더라고나 화를 내기에는 내 일본어 실력은 짧디 짧고 형편없었기에 포기를 하고 “다시 교환해 준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라며 친구와 스스로를 달래고 “두 번 다신 저기 안 가”라고 다짐을 하며 집에 되돌아왔다.


단면적으로 보면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니고 그럴 수 있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안 좋은 일은 겪은 후라 그런지 모든 상황들이 안 좋게 느껴졌고 웃으면서 넘길 수 일도 예민하게 받아지게 되면서 예민함의 극치가 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