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그리운이여! 이젠 안녕!
09화
막걸리
그리운 아버지
by
꿈꾸는 덩나미
Jun 16. 2025
논두렁 사이로
예닐곱 살 계집애가
나비처럼 나풀나풀 걸어간다.
손에 든 누런 주전자에는
뽀얀 막걸리가 출렁출렁 춤을 춘다.
태양이 잠시 졸음에 겨워
한눈을 파는 사이
앙큼한 계집아이는
주전자 구멍에 입을 대고
막걸리를 홀짝홀짝 마신다.
달콤한 듯 시큼하고
알딸딸하게 기분이 좋아지면
계집애는 나비인 듯 착각하며
논두렁길에서 춤을 춘다.
가벼워진 주전자와
발그스레 해진 딸내미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아버지.
“어이쿠! 사과가 되어버렸네”
남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그 넓은 등에 딸내미를 업고
집으로 향하시던 아버지.
아버지가 그리워
마트에서 슬쩍 산 막걸리 한 병.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유통기한이 지나도
마시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는
나의 야릇한 마음~
keyword
막걸리
아버지
나비
Brunch Book
그리운이여! 이젠 안녕!
07
생선 장수 큰어머니~
08
초대하지 않은 손님
09
막걸리
10
노인들의 목욕탕
11
대문 좀 닫으세요!!
그리운이여! 이젠 안녕!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9화)
29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꿈꾸는 덩나미
직업
주부
글을 끼적거리며 내 마음의 실타래도 같이 풀어놓습니다. 아무래도 말보다는 글이 편한가 봅니다.
팔로워
60
팔로우
이전 08화
초대하지 않은 손님
노인들의 목욕탕
다음 1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