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은 처음이라

by 호준코리안

짱구는 밤낮 가릴 것 없이 매일이 파티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멋진 비치클럽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여행 이틀째, 짱구 해변에서도 가장 유명한 ‘핀스(Finns)’ 비치클럽에 가기로 했다.


핀스는 현장 입장도 가능하지만, 사람이 워낙 많고 쉴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파티베드를 여럿이서 예약하는 편이 훨씬 낫다. 파티베드를 빌리려면 일정 금액 이상을 써야 하는 미니멈 차지가 붙는다. 비용 효율을 따져보면 동행을 구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


문제는 나였다. 해본 적도 없으면서 동행에 대해 괜히 선을 긋고 있었던 것. 원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덕분에 사람을 잘 믿고 따르는 쪽에 가까웠다.


내가 인간관계에 있어 조금씩 벽을 쌓기 시작한 건, 스물한 살 무렵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자취하던 시절부터였다. 악마 같은 건물주를 만나 인간의 이면을 처음으로 목격했고, 그 이후로 사람을 경계하게 됐다.


그런 내가 낯선 이들과 파티베드를 공유하게 된 건 꽤 큰 도전이었다. 막상 도착해 인사를 나누자, 모두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여행지에서 흔히 주고받는 가벼운 공통 질문들이 오갔다.


비슷한 대답을 여섯 번쯤 반복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대화에 살을 붙이며 자연스럽게 웃고 있었다. 늘 내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는 걸 꺼렸던 나였는데, 여기서는 낯선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신기했다. 물론, 테킬라 한두 잔의 힘도 있었을 것이다.


괜스레 방어기제를 세우며 스스로를 지켜왔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그 순간, 이제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을 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우수에 잠기기도 하고, 테킬라가 뇌와 팔다리를 천천히 무디게 하는 것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강렬한 보컬의 리드에 따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도파민에 절여진 밤을 보내는 사이, 마음의 벽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동행 모임의 실세로 활약한 행동대장이 다음 날 ‘라브리사(La Brisa)’ 비치클럽까지 함께 가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함께하기로 했다.


그때는 몰랐다. 라브리사에서 만난 그 누군가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거라는 걸.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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