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 너 없인 무리야
달리기는 정말 그만두기 쉬운 운동이다.
축구나 농구처럼 교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야구처럼 벤치에서 지켜보다 다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쨋든 수영은 샤워실 출구도 있으니 반대편으로 가기도 해야하고, 테니스는 상대방과 점수룰이 있으니 뭔가 '끝'이라는 기준이 있다.
시간 제한 또한 여러 스포츠에서 경기 종료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달리기는 그냥 내 두 발 중 하나만 멈추면 그걸로 끝이다.
그러니 유혹이 엄청 많다.
사람이 많고, 길이 안좋고, 어둡고, 바람이 불고, 시간도 늦고, 뭐 수만가지 유혹이
내 발 구르듯이 따라 돌고있다.
조금만 힘들어도 "걷자", "다음에 더 달리자",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으니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파고든다.
우연히 마주 오는 사람을 보기만 해도,
옆에 빠르게 자전거가 지나가도 문득 멈주고 싶어진다.(나만 그런가?)
'벽'을 만나는 순간 :러너스 월(Runner’s Wall)
달리기를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러너스 월(Runner’s Wall)'을 마주하게 된다.
보통 30분 이상 달리거나, 5km를 넘어설 즈음, 혹은 그보다 전
갑자기 몸이 뚝 하고 무거워진다.
숨은 가빠지고 몸과 다리는 돌처럼 느껴지고,
머릿속은 온통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하다.
"멈춰. 그만 가자. 이제 그만해도 돼."
이게 바로 러너스 월이다.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뇌는 본능적으로
우리를 보호하려 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벽은 실제 한계가 아니라
‘심리적인 한계’일 때가 많다.
단 한 걸음, 두 걸음만 더 내디뎌 보면,
갑자기 몸이 다시 가벼워지고,
호흡이 안정되며 리듬을 되찾는 순간이 온다.
그 벽을 넘기면 마치 두 번째 러닝이 시작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럼, 멘탈은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결국, 같이 하는 힘이라는 게 있다.
혼자 운동할 땐, ‘오늘은 그냥 쉬자’는
유혹이 자꾸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누군가랑 약속이 있으면...
이상하게도 몸이 먼저 움직인다.
꼭 가고 싶진 않아도, 그 책임감 하나가,
생각보다 멘탈을 잘 붙잡아준다.
그리고, 나만 그런 거 아닐지 싶은데
힘들어도 옆에서 같이 헉헉대는 사람이 있으면,
‘나만 이런 거 아니구나’ 싶어서 조금 더 버티게 된다.
그게 참 신기하다.
격려도 좋고, 응원도 좋고,
거기에 살짝 경쟁심까지 섞이면
진짜 에너지 드링크 하나 마신 것처럼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나에게 하는 말들. 혼잣말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이쯤에서 멈추면 나중에 또 후회할 텐데?”
“지금 이 순간만 넘기면, 진짜 기분 좋을 걸?”
이런 작은 셀프 토크가 멘탈을 살짝살짝 끌어올려 준다.
약간..'내 머리속에 코치'느낌이랄까?
멘탈이 강하면 달리기를 잘하게 되는 건지,
아니면 달리기를 하다 보면 멘탈이 강해지는 건지,
뭐가 먼저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냥 우겨넣어 본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냥 힘들어서 멈췄다면,
그 잔상이 마음에 오래 남아 다음 러닝을 두렵게 한다.
몸보다 마음이 더 지친 느낌.
그래서 오늘도,
뛰기 전에 나랑 작은 약속을 하나 해본다.
멘탈은 결국 훈련이다.
처음부터 강한 멘탈을 가진 사람은 없다.
나도 수없이 멈췄고, 중간에 포기했다. 하지만 포기한 날이 있었기에 안 멈춘 날의 소중함을 안다.
(저자 또한 엄청난 유리 멘탈을 가지고 있다)
달리기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대화고,
그 대화 속에서 오늘도 한 발짝 더 나아간다.
"멘탈아, 나랑 좀 친해지자. 요즘 너 너무 낯설다?"
운동의 11가지 성장 법칙: 7장 – ‘멘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