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

[Feat. THE TRUMAN SHOW]

by 머묾


막연



넌 왜 내 손을 사랑해서는

어제를 붙잡기도

오늘을 이끌기도

내일을 튕기기도 했었는지.



몇 달 전부터 점찍어둔

영화처럼

너만 볼 생각에 살아왔어

너한테는 지나가는 약속쯤으로 충분했을까.



난 왜 내 손으로 널 골라서는

맛있는 것만 보면 생각나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파 뛰어다니고

재밌는 건 굳이 같이하려 애썼을까.



언젠가 맞이할 엔딩은

사람들 입에 오르고 내릴

막연한 이야기였으면 하지만

막상 먼저 연락해 볼 생각도 못하지


난 왜 손수 널 밀쳐내서는

오지 않을 연락만 기다리기도

다시는 안 올 사진을 돌려보기도 하며

지나가는 것마다 널 떠올리고 있을까.



네가 내게 쥐어준 용기를

내 손으로 다시 두고 가서일까


용기는 네가 대신 만들어줬을 텐데

또 어디다 두고 잊은걸까.



내가 두고 간 용기는

나를 조르는 손이 되어

그런 손들을

두 팔 뻗어 안을 테지


또 막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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