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발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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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가시는 건 자유지만, 출처를 명기해 주세요)
[엔드지크] 시리즈
제1부 철혈의 지배
1944년의 장
1장 : 44년 2월, 제2차 장검의 밤 '작전명 발키리'
베를린, 군수부.
툭.
계속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슈페어를 비서가 살짝 쳤다.
"장관님… 장관님?"
슈페어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 예! 예…! … 음…?"
"장관님, 기업체 대표 접견 자료 보여드릴까요?"
"그래요. 그리고 그…"
비서는 슈페어를 쳐다봤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뒤의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지금 몇 시요?"
"곧 오전 6시입니다. 출근이 빠르셨어요."
베를린, 국민계몽선전부.
괴벨스는 거울을 바라봤다.
넥타이가 살짝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넥타이를 다시 착용했다.
'이건 반역이 아니야. 총통과 민족을 위해서다.'
그의 눈빛은 불타듯이 빛나고 있었다.
그는 선전부를 빠져나와 방송국으로 이동했다.
베를린 근교, 오라니옌부르크 SS 장교학교.
파울 하우서는 군복의 단추를 채웠다.
조금 전에 발령된 명령서 한 장이 그의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현재 작전 중이지 않은 모든 무장친위대 사단은 위치를 사수할 것'
서명란의 잉크조차 마르지 않은 서류를 뒤로 하고,
하우서는 일어났다.
베를린, RSHA 본부.
하인리히 힘러는 무표정하게 서류를 읽고 있었다.
그의 비서가 넌지시 속삭였다.
"내무장관님? 상급대장 볼프가 대기 중입니다."
"음, 들어오라 해."
힘러는 쳐다보지 않고 대답했다.
저 녀석도 출근이 꽤 빠르군.
부지런한 친구야.
힘러는 잠시 생각했다.
베를린, 총통관저.
보어만은 총통관저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다.
총통은 볼프샨체에 출장.
이른 아침의 베를린은 조용했다.
'관구장 접견이 오늘이던가. 몇 시였지?'
그는 따뜻한 커피잔을 들고 아침 일정을 살피고 있었다.
동프로이센, 볼프샨체.
한스 크랩스는 숨 막혀 죽을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구윈을 바라듯 통신대장 펠기벨을 바라봤다.
노령의 장군은 눈이 마주치차 강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오늘 그의 행동에 모든 것이 시작되리라.
크랩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ㅡ
오전 6시를 알리는 종이 볼프샨체에 울렸다.
AM 0600, 동프로이센, 볼프샨체.
펠기벨이 주위를 둘러봤다.
당직장교는 느긋하게 졸고 있었고, 볼프샨체의 지휘부는 조용했다.
그는 중앙 무전기를 잡았다.
그리고 무전기를 잠시 킨 뒤 다시 내렸다.
"Piep, Klack!"
그 신호는 아무 말 없이 시작을 알렸다.
그로부터 30초 뒤, 볼프샨체의 통신장비 하나가 조용히 꺼졌다.
암호회선 담당 하위장교는 무전기 점검 명령서를 받아 들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통신실, 전기함, 회선 분기함.
하나씩 전원이 내려가며, 볼프샨체의 통신이 두절되기 시작했다.
지하 통신실에서는 중령 하나가 정전 점검표를 들고 장비실로 들어갔다.
"상급자의 지시다. 코드 37."
기기 담당 부사관은 미심쩍은 얼굴로 서류를 훑었지만,
서명은 OKW(국방군 최고사령부) 참모장 알프레트 요들 대장의 것이었다.
"Klack–"
중앙 회선 스위치가 하나씩 꺼지며 불빛이 사라졌다.
같은 시간, 볼프샨체, 제1보호구역 외곽.
LSSAH 소속의 중대가 새벽 6시 교대조로 편성되어 철문을 통과했다.
그들은 정숙했고, 완전히 무장되어 있었으나 방아쇠는 건드리지 않았다.
경계초소의 SS 대위는 그들의 완장을 보고, 의심을 품지 않았다.
"오늘은 새 교대냐?"
"그렇습니다. 명령은 상부로부터."
"… 좋아. 전투화는 조용히 굴려라. 여기는 총통께서 계시는 곳이니까."
중대는 볼프샨체로 진입한 후 흩어졌다.
그 모든 움직임이 무언처럼 이뤄졌다.
볼프샨체는 여전히 고요했다.
그러나 그 내부는 서서히, 그리고 치명적으로 장악되고 있었다.
역시 같은 시간, 볼프샨체, 제2보호구역 외곽.
LSSAH 소대장은 명령서 사본을 펼쳤다.
"무장친위대 군단장 명령서입니다. 암호장비 모의 장애 상황까지 포함됐습니다."
"오늘 훈련 시작이 좀 빠르네요?"
"쉿."
명령서를 대충 훑어 본 RSD 중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시간 뒤의 교대만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교대해 주면 좋을 텐데. 따뜻한 야채수프가 남아있으면 좋겠어.
"실탄은 안 가지고 있겠지?"
소대장이 미소 지었다.
"당연히 아닙니다. 훈련 아닙니까."
그들이 통과하자, 복도의 조명이 한 번 깜빡였다.
LSSAH 통신병 두 명이, 통신실 복도에 무전기를 놓았다.
30초 뒤, 중앙 회선은 모두 꺼졌다.
AM 0610, 볼프샨체, 제2보호구역 집결장.
RSD 경호병들은 전날 회람된 ‘합동훈련 공문’에 따라 무장을 해제한 채 집결해 있었다.
LSSAH 소대장이 진행을 맡았고, 간부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지정 좌석에 앉았다.
잠시 후, 요들 참모장이 단상에 섰다.
그의 손에는 제국 수상 대리 인장이 찍힌 문서 봉투가 들려 있었다.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질서를 위한 조치가 개시되었다."
조용히 서류를 펼친 그는 목소리를 낮추어 읽어 내려갔다.
"총통 대리 명의로 비상조치령 발동.
국가 주요 기구의 지도부가 반역을 꾀했으며,
이에 대한 즉시 구금 및 권한 정지가 명령되었다."
순간, 주변을 둘러싼 LSSAH 병사들이 무장 상태로 입장했다.
그들은 조준이나 위협 없이 배치되었고, 방아쇠는 여전히 잠겨있었다.
"베를린은 확보되었다. 괴벨스 장관은 곧 공식 발표를 한다.
우리는 반역이 아닌, 국가를 위한 질서 복원임을 보증한다."
별다른 말은 없었다.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RSD 지휘관의 권총이 회수되었다.
그는 조용히 생각했다.
‘… 야채수프. 글렀군.’
AM 0615, 볼프샨체, 제1보호구역.
훈련명령에 따라 소집된 RSD 경호병 일부가 외곽 경계소에 대기 중이었다.
입구 쪽 작은 조립식 건물 안에는 LSSAH 소속 통신병과 병장,
그리고 RSD 상사 2명이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
"교대 보고는 몇 시까지죠?"
"06시 30분까지 완료. 그때까지는 아무도 움직이면 안 된다, 이거야."
RSD 상사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 직후, 건물 바깥에서 소리가 들렸다.
조용하지만, 금속이 긁히는 소리였다.
RSD 상사는 고개를 들었다.
"지금 뭐 하는 거지?"
병장 하나가 문 쪽으로 다가가며, 마치 습관처럼 말했다.
"훈련 준비죠. 걱정 마십시오. 명령은 상부에서 왔습니다."
문이 열렸다.
LSSAH 분대장이 천천히 들어섰다.
그의 뒤에는 완전무장한 병사들이 조용히 움직였다.
"모두 자리에 계십시오."
"이건 뭐 하는 짓이야!?"
RSD 상사가 벌떡 일어섰다.
"RSD 전원, 권총 내려놓고 두 손 들 것. 지금부터 제1보호구역은 통제된다."
총구가 번쩍 들렸다.
저항은 없었다.
경계초소 근무자들이 무전기에 손을 대기도 전에
병사 둘이 통신선을 뽑아냈다.
한 명은 책상 위에 서류 뭉치를 뒤지며 출입자 명단을 확보했다.
또 다른 이는 RSD의 권총함을 봉인한 뒤, 총통 전용 구역 문 앞 복도로 이동했다.
같은 시간, 볼프샨체 제1보호구역, 총통 벙커.
총통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새벽 2시까지 영화를 보고 잠든 그는 보통 오전 9시는 되어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무실 안은 조용했다.
비서관 융게가 문 앞에 거목처럼 서있었다.
"… 지금은 안 됩니다. 총통께서 주무십니다."
크랩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어나시기 전에 조치를 끝내야겠군요."
그는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무전으로 짧게 신호를 보냈다.
"제1구역, 진입 허가."
경비 교대를 목적으로 대기하던 LSSAH 1개 분대가 볼프샨체 총통 벙커로 들어왔다.
저항하는 이는 없었다.
크랩스는 아직 손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완벽한 침묵 속에서 완벽한 일이 벌어졌다.
해냈어. 어떻게든 해냈다고.
AM 0630, 베를린.
파울 하우서가 이끄는 차량 행렬이, 정적에 잠긴 베를린 시내로 진입했다.
하우서는 창밖을 잠시 바라보다, 조수석에 앉은 장교에게 물었다.
"자네는?"
“예, 대장님. 총통관저와 정부청사입니다."
"절대 잊지 말게. 보어만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다음."
"예, 중앙방송부. 선전선동부와 접촉하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너희, 너희는 나와 RSHA로 간다."
차가운 아침 공기 속, 검은 차량들은 흩어져 베를린의 심장부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베를린에 아침의 햇살과 함께 혼란이 찾아왔다.
AM 0640, 베를린, 총통 관저.
마르틴 보어만은 서류를 훑던 중, 창밖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무슨 소란이지… 관저 경비 교대는 아직일 텐데?’
수상하다. 고함과 호각 소리.
그는 무언가를 직감하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벽시계는 오전 6시 4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문을 나서기 전, 그는 서랍을 열고 권총을 바라봤다.
잠시 손을 뻗으려다 멈췄다. 조용히 서랍을 닫고 외투를 챙겼다.
복도를 막 벗어나려던 순간, 반대편에서 검은 제복의 병사들이 나타났다.
보어만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멈추십시오. 총통 대리 보안 명령에 따라, 이동이 제한됩니다."
"나는 총통의 비서실장이오! 누가 그런 명령을—"
병사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명이 조용히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총통 대리 명의. 제1호 비상조치령’
보어만은 잠시 굳은 채로 활자를 응시했다.
‘… 괴링…? 힘러나 국방군 장군이 아니라? 괴링이라고? 어째서?’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 하기 직전, 옆에 있던 하사관이 조용히 말했다.
"따라오시죠."
AM 0650, 베를린, RSHA 본부.
정문 앞 도로에 장갑차와 트럭들이 엔진을 끈 채 멈춰 서 있었다.
하우서 휘하 제2SS기갑사단 장갑척탄병 대대가 정문을 포위한 채 RSHA 정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대편, RSHA 경비대대는 권총과 MP40을 손에 쥔 채 초조하게 정문 안에 몰려 있었다.
경비대대장은 하우서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바닥만 보다가, 때때로 본부 3층 창문을 쳐다봤다.
3층 집무실, SS 상급집단지도자이자 RSHA 본부장 에른스트 칼텐부르너가 외쳤다.
"친위대 지도자 각하! 결단을,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반격 명령을 하달해 주십시오! 제가 직접, 저 불충한 자들을 쓸어버릴 테니요!"
책상에 주저앉아 있던 하인리히 힘러가 이마를 짚은 채 소리쳤다.
"반격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상대는 우리 SS요, 그리고… 장갑차잖소! 당신 미쳤나?"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또 다른 SS 상급집단지도자, 카를 볼프가 조용히 나섰다.
"협상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SS끼리 충돌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협상… 이번엔 협상이라니…?"
힘러는 낮게 중얼이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내 하급자들이야. 명령을 내리면… 따라야지… 어떻게 협상을 해?"
그의 시선은 여전히 책상 위에 고정되어 있었다.
"보어만… 분명 또 감언이설로 꾀었을 거야.
어딘가에서… 명령체계와 권위를 다시 세워야 해. 권위를…"
"그러면 일단 자리를 피해야지요! 치프, 갑시다! 비밀통로로 빠져나가서 장갑열차로 가자고요!"
칼텐부르너가 다시 외쳤다. 그는 마치 힘러를 직접 끌고 가려는 듯 움직였다.
그때였다.
라디오에서 방송이 시작되었다.
"…위대한 독일 국민 여러분!
지금 이 시각, 총통 대리 명의로 비상조치령이 발동되었습니다."
라디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했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 선전선동부 장관.
"오늘 새벽, 총통께서 머무시는 동프로이센의 지휘본부에서
일부 반역 세력이 경호 인력을 제압하고,
총통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감행했습니다.
다행히 총통께서는 신속히 보호되었고, 신체적 피해는 없었습니다.
현재 그 반역 세력은 구금 중이며,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태는 국가가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다는 명확한 신호였습니다!
국가의 생존과 질서를 지키기 위하여
총통 대리, 헤르만 괴링 제국 원수는 전권을 위임받은 채 즉각적인 비상조치를 시행하였습니다.
베를린은 안전합니다. 통신과 질서는 회복되었습니다!
국가 주요 기관은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며, 반역 시도는 철저히 분쇄되었습니다.
우리는 무너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국가사회주의 만세. 총통 만세."
"거짓말, 배신자, 사기꾼!!!!!!"
계속 앉아 있던 힘러는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라디오 쪽으로 몇 걸음 다가가던 그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치프… 당장 피하셔야 합니다. 무장열차로. 뷔벨스부르크 성으로 가죠."
칼텐부르너가 다급히 다가오며 길을 막았다.
"지금 가능한 모든 무장친위대와 일반친위대 병력을 규합해야 합니다.
무력이 있어야 협상이 됩니다. 무력이 없으면… 우리는 끝입니다!"
힘러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자신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마치 묻듯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모든 걸 잃을 수 있는가…?"
그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칼텐부르너를 바라보았다.
"당신들은 왜… 왜 그걸 적발하지 못했나?
왜,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
그 순간, 문이 열렸다.
같이 있었던 줄 알았던 카를 볼프가 문 바깥에서 들어섰다.
그의 옆에는, 검은 제복에 무장을 갖춘 파울 하우서가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감정이 없었다.
"하우서…?"
힘러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말에는 명령도, 비난도, 기대도 담기지 않았다.
그저 믿을 수 없다는 절망이 깃든 한 마디였다.
볼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치프, 더 이상은 안 됩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문서 봉투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총통 대리 명의입니다."
힘러는 문서를 잠시 쳐다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괴링…? 그래, 나를 괴링에게 데려다주시오. 그의 아래에서 말석을…
알잖소. 나를. 충성 맹세도 하겠소."
칼텐브루너는 힘러의 말을 듣고 힘이 쭉 빠졌다.
그는 입을 벌린 채, 옆으로 오는 무장친위대 상사에게 포박당했다.
하우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창밖으로, 아침 햇살 아래 줄지어 선 SS 병력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더 이상 충성이 아닌, 질서로 움직이는 병력들.
AM 0800, 볼프샨체 제1보호구역, 총통 집무실.
히틀러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집무실로 가는 복도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문 앞에 낯선 병사가 경례를 했다.
"총통 각하! 안전을 위해 이동 경로가 변경되었습니다."
"융게는 어디 있나?"
병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 귄셰를…?"
병사가 시선을 피했다.
집무실 책상 위에는 봉인된 서류 봉투 하나가 놓여 있었다.
봉투에는 ‘총통 대리 명의’라는 문구와 함께, 괴링의 서명이 있었다.
히틀러는 한참 동안 그것을 내려다봤다.
"… 모두 어디 갔지? 카이텔?"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건… 질 나쁜 농담이겠지.
곧 아침 회의인데, 누구랑 하지?"
그는 의자를 끌어 앉으며 봉투는 뜯지도 않은 채 창밖 회색 하늘을 바라보았다.
1. 작전 구상과 초기 배치
이번 쿠데타는 우발적 반란이 아니었다.
총통이 동프로이센에 체류 중이라는 점, 볼프샨체의 경비 체계, LSSAH의 편성 상태,
그리고 베를린 내 주요 거점들의 병력 배치까지—
사전 기획 없이는 불가능한 정밀함이었다.
특히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로 RSD를 무력화한 방식은 피의 충돌을 피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2. 교전 양상
전투다운 교전은 없었다.
볼프샨체 내부, 베를린 시내, RSHA 본부 모두에서 혼란은 있었지만
실질적 저항은 거의 없었으며, 이는 쿠데타 기획자들이 조용한 장악을 목표로 했음을 말해준다.
일부 국면에서는 상대측이 상황 판단을 유보하는 동안 이미 작전이 종료되었다.
3. BDA 평가
이번 쿠데타는 병력 최소 투입, 무력 충돌 최소화, 명령 계통의 불확실성 제거라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
정치적 상징성도 높다.
보어만과 힘러라는 독일 제3제국 권력구조의 양대 축이 동시에 제거된 점은
이 쿠데타의 목적이 정권 교체가 아니라 권력 체계의 정비였음을 의미한다.
4. 작전적 효과
이번 조치로 인해 베를린 통제권은 완전히 장악되었고,
총통의 신변도 사실상 보호된 채 통제되었다.
선전선동부를 통한 메시지 통합, SS 내부의 분열 방지 노력 등은
쿠데타 이후의 질서 유지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5. 1943년의 전선 안정과 전략적 시간
1943년 독일의 군사 작전 성공은 독일에게 몇 달간의 전략적 여유 시간을 제공했다.
전선이 방어를 넘어 일정 부분에서 주도권을 회복한 시기,
정치·군사 지휘부 내부에서는 ‘이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그 결과가 바로 이번 쿠데타였다.
일시적으로 확보된 안정을 바탕으로 기존 권력 구조를 정비하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이 쿠데타는 군사적 성과 위에 세워진 정치적 결단이었다.
PM 0500, 베를린, 총통 관저.
괴링은 총통 집무실의 책상에 앉고 사람들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었다.
"아니 정말, 이렇게 잘 해내리라고 까지는 생각 못했소.
잔뜩 매달고 잔뜩 죽이고. 이게 기본이라 생각했거든.
이건 뭐, 연극처럼 끝나더군.
어떻소, 괴벨스 장관? 이 기회에 군사분야로도 나가 보는 건?"
괴벨스는 손사례 쳤다.
"해괴망측한 소리를. 그보다 빠르게 내각을 구성하고 발표해야 하오. 그래야 혼란이 없지.
우리가 하는 일의 큰 목적은 질서 확립에 있다. 혹은 최소한 그렇게 생각하게 해야 하오.
이 점, 잊지 맙시다.
아, 근데. 슈페어 장관님. 그쪽은 어떻습니까?"
"기업연합체는 이번 조치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몇몇 중공업 회장들은 ‘드디어 결정이 빨라지겠군’이라며 안도하더군요.
아뇨, 총구 앞에서라 그런 건 아닙니다. 진심이었습니다."
슈페어는 약간 조심스럽게 말했다.
괴벨스가 조용히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그럼, 공식 발표는 이 선에서 정리합시다."
그는 회의실 벽에 걸린 시계를 흘낏 보았다.
"총통께서는 일부 반역 세력에 의해 신변에 위협을 받았고,
경미한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현재는 안전하게 보호 중이며,
완전한 회복을 위해 치료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총통 대리인 괴링 제국 원수께서
임시로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형식으로 갑시다."
괴링은 자리에서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래야겠지. 공식적이면서도 불안감은 최소화하고… 좋소."
슈페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라면 민간사회도 산업계도 곧 안정을 체감할 겁니다."
괴벨스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였다.
"국가는 혼란을 지나, 질서를 복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좋아, 좋아.
그런데 하나 말이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야."
괴링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다들 귀를 기울였다.
"총통 관저 대신 카렌홀에서 업무 봐도 되나?
… 당연히 안된다고 하겠지!"
괴벨스는 미소만 지은 채 조용히 답했다.
"그건 총통께 직접 여쭤보시지요… 회복되시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