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 공부, 노동법

만학도의 삶

by 루미아


코로나가 세상을 멈추게 하던 그 시절,
나도 어쩔 수 없이 멈춰 섰다.
결혼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날이.



물론 그대로 있을 리 없는 ENTP.

( '특이한게 이상한건 아니잖아.' 연재에 자세히 나와있어요.^^)



이것저것 배웠다.

국가지원 온라인 강의,

컴활 자격증 시험도 봤다.



그래도 뭔가 아쉬웠다.

뭔가 하나,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결국,

대형사고를 쳤다.


대학원 입학.


학부 시절,

“시간 많을 때 하면 되지”

하고 미뤘던 그 공부를

25년 만에 다시 꺼내 들었다.


설렜다.

처음 캠퍼스에 들어가던 날,

진심으로 너무 좋았다.


2년 반의 시간 동안

코로나는 지나갔고

나는 다시 복직했지만

공부는 놓지 않았다.


주중엔 일하고,

저녁엔 논문을 읽고,

주말엔 학교에 갔다.


시간도 재정도

여유롭진 않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정말 좋았다.


사람들은 물었다.

“왜 굳이…?”

“지금 와서, 그걸?”


글쎄.

공부를 하는 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


법학은 내겐

첫사랑 같은 거였나 보다.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막상 만나면

실망하고 돌아설 걸 알고 있는.


25년 전의 나는

세상이 따뜻하고 정의롭다고 믿었고

지금의 나는

그렇기엔 너무 많은 걸 알고 겪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땐 몰랐던 걸

지금은 알아듣고,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공부가 잘 안 돼도,

논문이 머리를 아프게 해도

25년 전의 꿈꿨던 법학도의 삶은 살아내지는 못하더라도

여한은 없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과정을 견뎠다면
이미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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