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by Tempy

지금은 고양이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길 가다가 고양이만 마주쳐도 "고양이!!!!!!! 안녕!!!! ㅎㅎㅎ" 하며 졸졸졸 따라가기 바쁘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는 고양이를 정말로 무서워했다. 고양이가 휙 하고 튀어나오면 주저 앉기도 하고 길가에 고양이가 앉아있으면 지나가지도 못해서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이 정도면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안 좋은 추억이 있나? 싶을 텐데 사실 나는 개한테 물려는 봤어도 고양이는 나에게 아무런 잘못을 한 적이 없다. 그럼 왜 고양이를 무서워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 친척 언니들의 시답잖은 거짓말과 장난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7세의 나는 친척언니의 팔에 상처가 있는 걸 보고 왜인지 물었고. 20살의 친척언니는 7세의 질문에 장난이 치고 싶었던 건지 지나가는 고양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물었다고 했다. "너도 말 안 들으면 고양이가 물어갈 거야! "라며 단단히 겁을 주었고 그 말이 너무 충격적이라 고양이는 무섭구나라고 각인되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 무렵 즈음에 개한테 물릴뻔도해서 성인이 되어서도 나는 개,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어른으로 자랐다.

개들은 목줄로 묶여있거나 주인들이 통제를 하는데 고양이들은 묶여있은 법이 없고 길 고양이들은 언제나 불쑥불쑥 나타나서 길에서 항상 바들바들 떨었었다. 그랬던 내가 어쩌다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었냐면 바로 절친 덕분이다. 동물러버인 절친은 한결같이 고양이를 좋아했는데 절친의 옆에서 절친의 시선으로 지켜본 고양이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건 10년 전쯤 용기를 내어 절친을 따라 고양이 카페에 갔을 때인데 마음먹고 갔지만 고양이들에게 둘러싸여서 무서워졌고 멀찍이 떨어져 그저 없는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는데 한 고양이가 다가오더니 머리를 비비고 툭 않더니 나한테 몸을 기대었다. 조심스럽게 쓰다듬어보니 너무 따뜻했고 귀여웠다.


그때 깨달았다. 7세 때 친척언니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걸. 고양이는 건드리지 않는 이상 물지 않는다는 걸 나는 그날 알았다. 절친아 고맙고 고양아 사랑해. 그리고 철딱서니 친척언니는 내가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시간만큼의 벌을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고양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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