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우리는 AI 전쟁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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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당신은 몇 번이나 AI와 마주쳤을까요?
알람을 끄고, 날씨를 확인하고, 출근길 내비게이션을 켜고, 유튜브 숏츠를 스크롤하고, 챗GPT에게 이메일 초안을 부탁하고, 넷플릭스 추천작을 고민하는 사이—
당신은 이미 수십 번, AI와 대화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불편한 질문 하나.
그 AI는 '누구의' AI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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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2025년 지금, 세계는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쟁 중입니다.
총도 없고, 탱크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의 승자는 21세기 패권을 거머쥡니다.
그 전쟁의 이름은 AI 헤게모니 전쟁.
전쟁터는 두 제국이 나눠가졌습니다.
서쪽 제국: 미국
- OpenAI, Google, Meta, Microsoft
- NVIDIA의 GPU 독점
- 클라우드 인프라 (AWS, Azure, GCP)
- 전 세계 70% 이상의 AI 모델이 미국 기술 기반
동쪽 제국: 중국
-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 14억 인구의 데이터
- 국가 주도 AI 전략 ('신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
- 자체 반도체 개발 (SMIC, 화웨이)
두 제국은 지금 무엇을 두고 싸울까요?
데이터, 연산력, 알고리즘, 인재, 그리고—
전 세계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만들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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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하루는 이미 전쟁터다
아침에 켠 구글 검색창.
점심에 본 틱톡 영상.
저녁에 물어본 ChatGPT.
이 모든 순간, 당신은 선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제국의 AI를 쓸 것인가,
중국 제국의 AI를 쓸 것인가.
"그게 뭐 어때서?"라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편한 걸 쓰면 되지, 국적이 뭐가 중요하냐고.
하지만 문제는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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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AI는 단순히 검색하고, 추천하고, 번역해 주는 도구가 아닙니다.
AI는:
- 당신이 무엇을 보는지 결정합니다 (알고리즘 추천)
- 당신이 무엇을 믿는지 영향을 줍니다 (정보 필터링)
-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예를 들어볼까요?
당신이 "기후변화"를 검색한다고 칩시다.
- 미국 AI는 어떤 정보를 먼저 보여줄까요?
- 중국 AI는 어떤 각도로 설명할까요?
- 그 차이가 당신의 생각에 영향을 줄까요?
정답: 엄청나게 영향을 줍니다.
AI는 이제 정보의 문지기가 되었습니다.
누가 그 문을 통제하느냐—
그것이 21세기 권력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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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여기, 태평양 한가운데.
서쪽에는 미국, 동쪽에는 중국.
한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습니다.
※ 우리가 가진 것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 (삼성, SK하이닉스)
빠른 인터넷과 디지털 인프라
우수한 AI 인재들
자체 언어모델 (네이버 HyperCLOVA, 카카오 KoGPT)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우리의 AI는 아직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작습니다.
규모도, 성능도, 영향력도.
¤ 그래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지 1: 미국 편에 서기
- 기술 협력, 투자 유치
- 대신 미국 기술 표준에 종속
- 예: 블랙록과의 MOU
선택지 2: 중국 편에 서기
- 거대한 시장 접근
- 대신 데이터·기술 통제권 상실
- 안보 리스크
선택지 3: 제3의 길
- 자체 AI 주권 확보
-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막대함
- 미·중 양쪽 모두와 협력하되 종속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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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신호: 블랙록 MOU
2025년 9월, 한국 정부와 블랙록의 '아시아 AI 수도' MOU 체결.
언론은 환호했습니다.
"한국, AI 허브로 도약!"
"글로벌 투자 유치 성공!"
맞습니다. 분명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 블랙록은 누구인가?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약 12.5조 달러 운용, 한화 약
16경 8,750조 원)
-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연준의 자산 매입 대행
- 바이든 정부 핵심 인사 다수 배출
- '월가의 국무장관' 래리 핑크
블랙록은 단순한 투자사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미국 정부의 확장된 경제·기술 외교의 팔입니다.
¤ MOU의 진짜 의미
겉으로는: 한국에 AI 인프라 투자
속으로는: 한국의 AI 생태계를 미국 기술·금융 표준에 편입
이게 나쁜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주도권을 쥐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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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국과도 협력하고, 중국과도 거래하되,
그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것.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능합니다.
¤ 왜냐하면 우리는:
1. 반도체라는 칼을 쥐고 있고
2.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고
3.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민첩성이 있고
4. 이미 자체 AI 모델을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전략적 균형감각과
소버린 AI(주권형 AI)를 향한 명확한 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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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버린 AI란 무엇인가
'소버린 AI(Sovereign AI)'
이 단어를 처음 들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가 스스로 만들고, 통제하고, 운영할 수 있는 AI.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 수집부터 학습, 운영까지 모두 자국 주도로 이루어지는 시스템.
왜 이게 중요할까요?
AI 주권이 없으면:
중요한 정보가 외국 서버에 저장됨
알고리즘 편향을 통제할 수 없음
갑자기 서비스가 중단될 수도 있음 (틱톡 사례)
국가 안보 리스크
경제적 종속
AI 주권이 있으면:
민감 데이터를 국내에서 관리
한국어·한국 문화에 최적화된 AI
정책 결정권 확보
산업 경쟁력 강화
미래 세대를 위한 디지털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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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 당신의 데이터는 누구 것인가
오늘 우리는 AI 전쟁터의 지도를 그렸습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제국,
그 사이에 선 한국,
그리고 소버린 AI라는 제3의 길.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AI 시대, 나는 누구의 데이터가 될 것인가?"
당신이 매일 생성하는 검색 기록, 위치 정보, 대화 내용, 취향 데이터—
그것들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누가 소유하고, 누가 활용하고, 누가 통제할까요?
그리고 더 무서운 질문:
만약 사악한 권력자가 그 AI를 장악한다면?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
AI 시대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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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시리즈]
1화: 2025년, 우리는 AI 전쟁터에 서 있다 (지금 읽고 계신 글)
→ 2화: AI 시대, 나는 누구의 데이터가 될 것인가 (coming soon)
→ 3화: 10년 후, 두 개의 한국
→ 4화: 블랙록 MOU, 축하해야 할까 걱정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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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시리즈는 AI 시대, 한국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