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대만은 왜 '열어도' 무너지지 않을까?

가장 열린 기업이, 가장 단단한 이유

by 크리슈나

모두가 달려가는 한 곳 — TSMC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테슬라…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들은 하나같이 대만의 TSMC로 향한다.


놀라운 점은 —

TSMC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는 것.


고객의 설계 도면은 고객의 것.


기술 정보는 공동 작업을 위해 공유된다.


심지어 오픈소스 반도체 생태계까지 지원한다.


근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렇게까지 열려 있는데, 왜 경쟁사들은 더더욱 TSMC에 몰려드는 걸까?

보통은 많이 열면 무너지기 쉬운데,

TSMC는 정반대다.


TSMC는 '공장'이 아니라 '동반자'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이미지


많은 사람들은 TSMC를 그냥 "초정밀 반도체 찍어내는 대형 공장"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건 TSMC를 10%도 이해 못 한 것이다.


TSMC는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다.

고객과 함께 칩을 ‘공동 창작’하는 파트너다.


예를 들어 보자


엔비디아가 "새로운 AI 칩을 만들고 싶다"라고 하면,

TSMC는 이렇게 묻는다:


어떤 전력 효율이 필요하죠?


AI 학습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리고 싶으신가요?


이 회로 설계를 조금 바꾸면 발열이 훨씬 줄어듭니다.


즉, 단순히 “도면 주세요 → 찍어내겠습니다”가 아니다.

“함께 만들어봅시다.”

이게 핵심이다.


삼성과 TSMC, 진짜 차이는 ‘태도’다


기술력은 사실 거의 비슷하다


삼성도 3 나노 GAA 공정을 먼저 선보였고,

HBM 메모리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단순히 스펙만 보면 둘 다 최상급이다.


하지만 고객이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


실리콘밸리의 한 반도체 스타트업 CTO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은 우리가 보낸 설계를 ‘처리’해주는 업체고,

TSMC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예요."


이 짧은 말에

생태계를 바라보는 철학의 차이가 모두 담겨 있다.


개방이란 아무나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잘못된 ‘오픈’의 흔한 사례


많은 기업이 "우린 오픈 플랫폼입니다!"라고 말한다.


누구나 접속 가능!


개발자 환영!


API 무료 개방!


하지만 결국 이런 플랫폼은 이렇게 된다: “방문자 수는 늘어났지만, 쓸모 있는 결과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방향이 없기 때문이다.

‘열려 있다는 것’과 ‘의미 있게 열린 것’은 전혀 다르다.


TSMC의 개방은 ‘규칙 있는 자유’다


TSMC는 자유를 주되, 기준은 결코 낮추지 않는다.

모든 설계자는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은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


TSMC의 고품질 제조 표준


안정성·전력·수율 등 정량 검증


고객과의 지속 협업 프로토콜


결국 이건 ‘훈련된 오케스트라’ 같은 개방이다.

아무나 와서 연주할 수 있지만,

모두가 같은 악보와 박자를 따라야 한다.


TSMC는 기술이 아니라 ‘세계’를 판다


삼성은 기술을 팔고,

TSMC는 그 기술이 살아 움직이는 환경을 판다.


설계자가 입주하듯 머물 수 있는 생태계


수정 요청, 협의, 보완이 수시로 가능


세계 모든 설계자들이 공통 언어를 쓰는 집단지성 구조


TSMC는 ‘고객이 머물고 싶은 우주’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누구든 TSMC에 발을 들이면,

쉽게 떠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에게 던지는 질문


삼성은 이미 훌륭한 공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거다:


당신의 공장에 누가 머물고 싶은가?


어떤 파트너십을 상상하게 만드는가?


기술 너머, 고객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있는가?


TSMC가 보여주는 가장 무서운 힘은 —

"우리는 기술자가 아니라, 고객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라는 태도다.


이 철학은 우리의 삶에도 통한다


직장에서


과거 방식: "저 이 업무 잘해요"


TSMC 방식: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함께 만들어드릴게요"


비즈니스에서


과거 방식: 좋은 상품을 팔자


TSMC 방식: 고객과 설루션을 ‘공동 창작’하자


인간관계에서도


과거 방식: 나를 어필


TSMC 방식: 상대의 목표를 함께 이뤄주는 존재


결론: 가장 열린 기업이 가장 무너지지 않는 이유


TSMC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건 이것이다:


개방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로 만들어지는 구조다.


그리고 그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단 두 가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자유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기준


TSMC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았기에

세계 최고의 칩 설계자들이 자발적으로 몰려드는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대만은 문을 열었다.

하지만 중심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그게 바로 ‘TSMC의 예술’이다.


“진짜 개방은 중심이 단단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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