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고 첫 세 달

by Sona


이직하고 첫 세 달은 Probation period, 즉 수습기간이다. 고용이 자유로운 싱가포르에서는 이 기간 동안에는 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일주일 전에 고지만 하면 자유롭게 해고가 가능한 기간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더 긴장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힘이 더 들어가게 된다.


첫 세 달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는 기간이다. “The first 90 days”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을 정도로 전략적으로 접근할수록 좋은 시기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조직생활의 리듬이 달라질 수 있다.


나의 probation period는 다행히 두 달 반 만에 보스의 시스템 승인과 함께 좀 더 일찍 끝이 났다. 그 메시지를 이메일로 받았을 때의 상쾌함이란. 이미 잘 지내고 있다는 평가를 구두로 받았다고 해도 시스템 상으로 수습기간이 끝났다는 건 상징적인 (사실은 그보다 더 현실적인) 의미가 있었다.


의외로 알게 된 사실은 새로 부임한 빅 보스 왈 미국에는 오히려 probation period가 없다고 한다. 일을 못 하면 언제든 쉽게 해고할 수 있으니 굳이 수습기간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였다. 듣고 보니 무섭기도 하다. 싱가포르라고 어려운 건 아니지만 두 달의 노티스를 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지.


이제부터는 실수해도 “아직 적응 중이라 “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honeymoon period도 끝이다.


조금 아쉽다. 아주아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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