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볼 때
"Learn, Unlearn, Relearn"
최근 짧은 기간 안에 두 번의 트레이닝을 들었는데, 놀랍게도 전혀 다른 내용의 강의에서 이 말을 똑같이 들었다. 한쪽은 잠재력에 한계를 없애라는 내용이었고, 다른 한쪽은 리더십과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였다.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를 단순한 배움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 배움 이전에 ‘버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한동안 어디서든 Growth Mindset 이야기를 들었다. 책, 영상, 회사 트레이닝까지. 어느새 당연한 말처럼 스쳐 가곤 했는데, 이제는 조금 다른 언어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Growth Mindset은 말 그대로 마인드셋, 마음가짐이다. 내가 계속 시도하고, 노력하고, 배움으로써 성장한다는 믿음이다. Fixed Mindset과 대비되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마음가짐이다. 핵심은 ‘지금의 나’에 머무르지 않고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인 것이다.
Growth Mindset이 "나는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라면, Learn, Unlearn, Relearn은 "어떻게 바뀔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이다. AI와 함께 빨리 변화하는 세상에 이제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말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트레이닝에서 시니어 리더는 Unlearn의 예시를 들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본인이 지금 맡은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했을 때 본인은 원래 하던 일로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일이 편안하고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곧 생각을 고쳐먹었는데, 그 예전 일을 Unlearn하는 것이었다. 편안함을 보내고, 새로운 일을 Relearn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냥 Learn하는 것과는 다른 게, Unlearn을 통해 예전에 잘 적용되었던 지식, 습관, 사고방식을 의도적으로 내려놓음으로서 새로운 상황과 환경에 맞는 방식으로 지식이나 행동을 다시 Relearn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Unlearn은 말로 하는 것 만큼 쉽지 않다. 내가 몇 년째 시도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있다. 실제 노트를 내려놓고 100%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를 쓰는 일이다. 손맛이 좋아서, 원노트의 목차화가 복잡해서, 등등 갖은 핑계를 대며 아직 몇 년째 원노트와 실제 노트를 병행하고 있다. 원노트라는 새로운 툴은 Learn했어도 예전 방식을 완전히 Unlearn하지 못하고 아직도 Relearn의 단계에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더 많이 필요할 것 같다. AI가 발전하면서 얼마나 새로운 방식이 또 많이 나올까.
은행 지점이 수없이 사라질 때 원래 은행에 가는 방식을 내려놓지 못하던 어르신들이 얼마나 불편을 겪었던가.
그날 트레이닝은 평이했지만, 그 한 문장은 오래 남았다.
Learn, Unlearn, Relearn.
요즘도 종종 이 말을 떠올린다.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생각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