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려서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실직은 숫자가 아니라 감정이다

by Sona
"It's a tough reality - but also an opportunity to reset, reflect, and realign with what's next (마주하기 힘든 현실이다 -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재충전하고, 생각하고,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다)"

"Bittersweet news to share: I was impacted by the latest round of layoffs... (달콤 씁쓸한 뉴스가 있다: 난 최근 레이오프에 영향을 받았다)"

"I never thought I'd be told by a machine that I no longer had a job.... After 25 years, I derserved a little more respect. (내가 기계한테서 실직했다는 소식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25년이나 일했는데, 존중은 어디 갔는가)"

- Linkedin에서



최근 IT업계가 또 들썩들썩하다. 연초부터 줄줄이 레이오프 소식이 들린다.


내가 예전에 다녔던 회사에서도 대규모 인력 감축 발표를 했다. 한 달 전인가, 전 회사 동료들을 만났는데 분위기가 뒤숭숭해 보였다. 그런데 그게 벌써 현실이 되다니. 뉴스를 접하고 괜히 마음이 이상했다.


내가 회사를 다닐 때는 이번 발표보다 큰 규모의 레이오프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남일 같지 않았다. 어느 팀이, 누가 임팩을 받았다더라 하는 소문은 무겁게 깔려 퍼져나갔다. 아침에 미팅한 누군가가 오후가 되면 사라져 있었다. 일주일 전에 만난 사람을 사내메신저로 찾으면 Unknown으로 떴다.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이었다. 퍼포먼스와 관련이라도 있으면 덜 억울할 텐데 그런 연관성도 없었다. 그저 자리가 없어지면 그 사람도 같이 사라졌다.


이번 레이오프는 한 발짝 멀리서 지켜볼 수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영 마음이 좋지 않다. 지난 회사 지인들이 있다 보니 링크드인을 열면 피드의 반이 레이오프 소식이다. 다행히 내 지인의 소식은 아직 안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사람의 글에 반응을 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영향받았다는 게 실감 난다.


누군가는 담담한 척 장문의 소회를 남겼다. 누군가는 짧게 소식을 전했고, 누군가는 오히려 기회라며 위기를 기회로 돌리는 글을 남겼다. (그 글에 글을 챗GPT가 써줬냐, 그냥 fire라고 해라, joke 하지 말라는 위로에 덧붙은 냉소, 그조차 공감의 방식일까.) 시간이 흐르면서 포스팅 흐름이 바뀌는 게 느껴졌다. 슬픔, 당황스러움, 충격 등 감정을 담은 글이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잘려서 괜찮은 사람이 사실 어디 있겠는가.


웃긴 건, 이런 틈을 타서 광고를 하는 회사들도 사이사이 끼어 있다는 점이다.


"To the recently impacted people, we are hiring! (최근 해고당한 사람들에게, 우리 사람 뽑아요!)"


누군가의 위기가 나에게는 기회라고 했나. 어쩌면 그렇게라도 기회를 더 빨리 찾을 수 있다면, 모두에게 덜 아픈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영 뒷맛이 씁쓸하다.


레이오프는 숫자지만, 실직은 감정이다. 누군가의 링크드인 포스트, 사내 메신저의 Unknown, 짧은 한 줄이 모두 그걸 말해준다.

우리는 이 현실 앞에서, 어떻게 더 사람답게 반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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