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tsie Roll을 처음 알게 된 건
미국에 중학생 때 넘어가서 맞은
생애 첫 할로윈에서였다.
동네를 돌며 받은 사탕봉지를 풀어보면,
캔디 벌크팩에서 늘 껴 있는
“코코아 파우더를 반쯤만 섞은 것 같은”
애매한 맛의 캔디가 있었다.
그게 바로 Tootsie Roll이다.
약간은 싸구려 같은, 말간 초콜릿 맛의 캐러멜.
정확히 말하면 초콜릿이라기보다
“초콜릿을 흉내 낸 질감”에 가깝다.
번외 편으로, Tootsie Roll이
중앙에 박힌 Tootsie Pop도 있다.
난 그중에서도 파란색 포장을 제일 좋아했다.
Tootsie Roll은 1900년대 초반,
초콜릿이 여전히 사치품이던 시절에
그 대체품으로 탄생한 미국식 캔디다.
값싼 재료로 만들어졌고,
그래서인지 특유의 ‘가짜 같은’ 맛이 나지만
그게 또 묘하게 중독적이다.
이 캔디는 은근히 열량이 높다.
한 봉지에 500칼로리쯤 된다.
그래서일까.
6.25 전쟁 당시, 영하 35도 혹한 속에서
불조차 피우지 못한 미 해병대들이
이걸 먹으며 체온을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기 통조림과 수프는 얼어붙고,
데우자니 아래는 타고 위는 얼어 있고,
설사라도 하면
항문에 동상이 걸리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 와중에 Tootsie Roll은
물 없이 먹을 수 있고, 열량도 높고,
심지어 응급 접착제로도 썼다.
입에 물고 녹인 뒤,
총알구멍 난 연료통을 때우거나
부품을 임시로 붙이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꽁꽁 언 날씨에 그대로 굳어버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 캔디를 나는 그냥 간식으로 먹는다.
전투식량이니만큼 정신 놓으면
살도 엄청 찌는 간식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늘 카카오 버터, 우유맛 뿜뿜인 ‘진짜’ 초콜릿보다 M&M’s를 좋아하고, 비싼 부라타 치즈보다 앙팡을 더 좋아했다. Tootsie roll도 비슷한 맥락 내 내 취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