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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시간, 내 감정을 넣을 곳이 없다

by 게으른루틴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까지, 정확히 8시간.

그 안에 나는 얼마나 많은 감정을 눌러 담고 있는 걸까.


기분이 좋든 나쁘든, 얼굴은 늘 비슷해야 하고

말투는 친절하게, 표정은 평온하게.

속으로는 천 번쯤 한숨을 쉬고 있어도

겉으로는 ‘괜찮아요’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하게 된다.


한 사람이 지켜야 할 역할이 많아질수록,

감정을 담아둘 틈은 더 줄어든다.

답답한 기분도, 억울한 마음도,

누군가의 말에 살짝 상처받은 것도

“일이니까”라는 말 아래에 눌려 사라진다.


가끔은,

오늘 하루 내가 느낀 감정들을

누군가 다 들어주기만 해도

참을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은데.


그러기엔 다들 너무 바쁘고,

나도 내 감정을 꺼낼 여유가 없다.


그래서 나는,

하루 8시간을 무사히 채운 나에게

잠들기 전 살짝 말해준다.


“수고했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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