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는데, 아직 7시.
알람보다 먼저 깬 아침은 언제나 불안하다.
눈은 떠졌지만, 몸은 그 어떤 말도 듣지 않는다.
일어나라는 말도, 씻으라는 말도, 준비하라는 말도.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그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마음은 벌써 출근해 버린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
단톡방에 남겨진 팀장님의 말,
그 회의는 또 몇 시였더라...
지하철역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질수록,
누군가와 마주치는 게 싫어진다.
출근길에 핸드폰을 오래 보다가
속이 울렁거리는 것도,
사람에 치이다 내 마음이 주저앉는 것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도착 시간 20분 전.
회사 근처 카페에 앉아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작게 숨을 내쉰다.
이렇게라도 시간을 벌지 않으면
오늘 하루가 무너질 것 같아서.
가끔은,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조용히, 조용히
내 마음이 들키지 않게.